프랑스가 지난주 열린 '비바테크'를 통해 '제3의 인공지능(AI) 허브'가 되겠다고 밝혔다. 미국과 중국의 기술 전쟁에 휘말리지 않고, 유럽연합(EU) 진영을 모아 새로운 AI의 중심이 되겠다는 의도다.
블룸버그는 27일(현지시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비바테크에 참가한 주요 관계자의 말을 인용, 프랑스의 계획을 소개했다.
이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정치적 불안으로 인해 비바테크 참가 대신 X(트위터)를 통해 AI에 대한 지지 성명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연구 센터 설립에 자금을 지원하고 전국적인 'AI 카페'를 개설하는 등의 방안에 포함됐다. 이를 통해 "AI 분야의 확실한 리더가 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이다.
또 지난주 2억2000만달러(약 30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며 단번에 스타급으로 올라선 프랑스 AI 기업 H를 축하했다.
특히 H는 대부분 자금을 프랑스 기업을 통해서만 유치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한술 더 떠 얼마 전 마이크로소프트(MS)의 지원을 받은 프랑스 간판 기업 미스트랄 AI가 외국기업의 도움 없이 "자체적으로 성장하길 바란다"고도 밝혔다.
이달 초 프랑스는 MS와 아마존으로부터 데이터센터 설립을 약속받았다. 그럼에도 더 많은 컴퓨팅이 필요하다며 자국 기업의 분발을 호소하고 있다.
대통령궁에서 열린 회의에 참석한 파리 신생 스타트업 플렉스AI의 공동 창업자 달리 킬라니는 “이것이 21세기의 군비 경쟁”이라고 말했다.
프랑스 출신인 에릭 슈미트 전 구글 CEO도 이 자리에서 목소리를 보탰다. 그는 “프랑스가 성공하지 못한다면 유럽은 AI에서 결코 주요 역할을 하지 못할 것"이라며 "이는 진정한 비극이 될 것”이라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비바테크의 주요 컨퍼런스에는 미스트랄AI와 H의 CEO는 물론, 허깅페이스의 프랑스 창립자인 토마스 울프 등 많은 절은 기술 리더들이 참석, 같은 취지의 발언을 했다. 특히 울프 창립자는 "프랑스도 돈을 충분하다"라고 강조했다. 실제 프랑스에는 세계 최고의 갑부인 베르나르 아르노 LVMH 회장을 비롯한 억만장자와 대기업이 포진해 있다.
모리스 레비 비바테크 공동 창립자 겸 광고그룹 퍼블리시스 그룹 회장은 파리를 기술 분야의 새로운 냉전을 위한 중립 지역으로 보고 있다. 그는 이번 행사에 리옌훙 바이두 CEO도 초청, 연설대에 올렸다.
특히 2026년 비바테크 10주년을 맞아 대규모 행사를 기획 중이라고 밝혔다. 레비 회장은 "내 꿈은 지구 전체가 일주일 동안 파리에 모이는 AI 올림픽을 만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립자와 빌 게이츠 MS 창립자도 초청, 연설에 나서기를 바라고 있다.
한편 이번 비바테크에는 수만명이 참석, 세계 최대 IT 행사인 CES에 비슷한 규모로 치러진 것으로 알려졌다. 일론 머스크 CEO도 화상으로 연설을 진행했다.
임대준 기자 ydj@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