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의 AI 음성 비서 GPT-4o의 '스카이'가 실제 스칼렛 요한슨의 목소리와 흡사하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고의든 아니든, 요한슨이 자기 목소리와 흡사하다고 주장한 것을 기술적으로 입증했다는 설명이다.
미국의 비영리 미디어인 NPR은 31일(현지시간) 애리조나주립대학교 연구진에게 의뢰, 스카이에 대한 음성 분석을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애리조나주립대 음성 연구실은 법의학적으로 목소리가 얼마나 유사한지 평가하기 위해 개발한 인공지능(AI) 모델을 사용했다. 오픈AI 데모 영상에서 나온 스카이 목소리를 바탕으로 600여명의 전문 여배우 목소리를 비교해 측정했다.
그 결과 요한슨의 목소리는 다른 배우들과의 비교에서 98%의 경우, 스카이와 더 유사한 것으로 밝혀졌다. 아주 드물게 앤 해서웨이나 케리 러셀이 가장 흡사하다는 결과도 나왔다.
특히 연구진은 목소리가 나오는 통로인 '성도(Vocal tract)'를 분석한 결과, 요한슨과 스카이의 성대 길이가 동일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미묘한 차이점도 발견했다. 스카이는 요한슨보다 음조가 약간 더 높고, 표현력이 더 뛰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반면, 요한슨의 목소리는 스카이보다 숨소리가 더 난다고 분석했다.
이번 분석을 주도한 비사르 베리셔 애리조나주립대 컴퓨터 과학자는 "분석에 따르면 두 목소리는 유사하지만, 동일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라며 "하지만 이번 결과는 많은 사람들이 막연하게 믿던 사실을 통계적인 증거로 뒷받침할 수 있게 됐다"라고 말했다.
오픈AI와 요한슨은 연구 결과에 대해 논평을 거부했다.
한편 샘 알트먼 오픈AI CEO는 지난해 요한슨이 출연한 '그녀(Her)'가 AI에 관한 영화 중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대화형 AI 챗봇이 언젠가 사람들의 삶에서 어떻게 작용하게 될지를 보여주는 "예언적인 영화"라고 칭찬했다.
하지만 알트먼 CEO가 스카이 목소리 캐스팅을 주도한 팀에게 요한슨과 흡사한 목소리를 찾으라고 지시한 적이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회사는 해외 투어 일정상 알트먼 CEO가 캐스팅에는 관여할 틈이 없었다고만 밝혔다.
또 목소리 캐스팅을 주도한 미라 무라티 오픈AI CTO는 사람들이 스카이를 요한슨과 비교하기 전까지는 요한슨의 목소리가 어떤지도 몰랐다고 해명했다.
임대준 기자 ydj@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