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붐에 따른 빅테크의 투자는 연간 6000억달러(약 830조원)인 반면, 수익은 아무리 높게 봐도 1000억달러(약 138조원) 미만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최근 엔비디아와 AI에 몰리는 묻지마 투자를 경고하기 위해 구체적인 수치가 동원됐다.
톰스하드웨어는 5일(현지시간) 데이비드 칸 세쿼이아 캐피털 분석가의 보고를 인용, AI 기업들이 데이터 센터와 같은 AI 인프라 비용을 메우기 위해 연간 약 6000억달러를 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칸 분석가는 지난해 9월에도 'AI의 2000억달러 공백'이라는 분석을 발표한 적이 있다. 올해는 그 폭이 3배로 증가한 셈이다.
비용에 대한 계산은 간단하다. 칸 분석가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지난해 데이터 센터 하드웨어 수익, 즉 GPU 등으로 475억달러(약 66조원)를 벌었다. 올해에는 1500억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여기에 빅테크의 데이터센터 건설이 늘어나며 땅값이나 건설비, 에너지 시설 구축 등에 들어가는 비용이 GPU 비용만큼 들어갈 것으로 봤다. 즉 올해는 데이터센터에만 3000억달러가 소요된다는 내용이다.
그다음 이를 2배로 올렸다. 이는 GPU 최종 사용자인 클라우드 기업과 스타트업, 기업들도 인건비나 운영비 등을 메우기 위해 50% 이익을 내야 하는 것을 반영한 것이다. 이를 통해 AI에 들어가는 전체 비용은 올해 대략 6000억달러가 들아간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AI로 돈을 번다는 기업은 많지 않다.
최근 AI 수익만으로 가장 좋은 성적을 낸 스타트업은 오픈AI다. 지난해말 16억달러(약 2조2000억원)였던 연간 매출이 올해는 34억달러(약 4조7000억원)로 2배 이상 증가했다. 나머지 스타트업은 매출 1억달러 달성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상황이다.
빅테크의 올해 AI 관련 매출을 최대한 낙관적으로 예측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 애플, 메타 등이 연간 100억달러씩, 오라클이나 바이트댄스, 알리바바, 텐센트, 테슬라 등이 50억달러씩 번다고 보면, 총매출은 대략 1000억달러에 못 미친다.
이처럼 아무리 낙관적으로 봐도 수입과 지출은 5000억달러의 차이가 생긴다는 결론이다.
특히 AI 수익은 너무 변수가 많다고 봤다. 현재 중국에서 그러는 것처럼, 서비스 경쟁이 심해지면 가격 경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GPU 역시 기존 물리적 인프라와는 달리, 새로운 AI 칩의 등장으로 가격 체제가 무너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AMD나 인텔은 물론, 클라우드 기업과 상당수 스타트업이 AI 칩을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AI가 혁신적 잠재력을 지니고 있고 엔비디아와 같은 기업이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기업과 스타트업이 아직 수익을 창출하는 애플리케이션을 내놓지 못했기 때문에 앞으로의 여정은 길고 어려울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칸 분석가는 "AI는 엄청난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것이며, 엔비디아 같은 회사는 오랫동안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라며 "투기적 열풍도 기술의 일부이므로 두려워할 일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다만 "실리콘 밸리에서 전국, 그리고 전 세계로 퍼진 망상을 믿지 않도록 이 순간을 냉정하게 지켜봐야 한다"라며 "그 망상은 인공일반지능(AGI)이 내일 실현되고 유일하게 귀중한 자원인 GPU를 비축해야 하기 때문에, 우리 모두 재빨리 부자가 될 것이라는 믿음"이라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는 그는 "실제로 앞으로의 길은 길 것이다. 기복이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거의 확실히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마무리했다.
임대준 기자 ydj@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