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가 중국 수출 규제를 우회하기 위해 최신 인공지능(AI) 칩 ‘블랙웰(Blackwell)'의 중국 버전을 개발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엔비디아는 그동안 미국정부의 반도체 수출 제재를 피하기 위해 중국 전용 칩셋을 내놓았는데, 이 전략을 최신 칩셋에도 적용하겠다는 뜻이다.
로이터는 22일(현지시간) 엔비디아가 미국 수출 규제를 준수하는 중국 시장용 최신 AI 칩 'B20'을 개발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중국 반도체 유통회사인 인스퍼와 협력, B20 출시와 유통을 진행할 예정이다. B20 칩의 출하는 2025년 2분기 시작될 것으로 알려졌다.
블랙웰은 지난 3월 GTC에서 공개한 차세대 AI 칩으로, 그 중 하나인 'B200'은 기존 'H100'보다 30배 빠른 속도를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용과 에너지 소비는 25분의 1까지 낮췄다.
엔비디아는 블랙웰 시리즈 발표 전까지 최신 기종이었던 H100 중국 수출이 미국 규제로 막히자, 중국 수출을 위한 제품 'H20'을 별도 개발한 바 있다. B20도 블랙웰 시리즈 최신 제품 B200을 중국 수출이 가능하도록 개량한 제품이다.
중국은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다. 2021년까지만 해도 중국은 엔비디아 전체 매출의 26%를 차지했다. 하지만 미국의 규제 여파로 지난해 매출 비중이 17%로 줄어들었다.
또 올해 출하한 H20은 초기에 부진한 출발을 보였으나 최근 판매가 빠르게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서치회사 세미애널리시스에 따르면 H20은 올해 중국에서 100만개 이상 판매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120억달러(약 17조원) 이상의 가치에 해당한다.
여기에 B20이 성공적으로 출시될 경우, 엔비디아는 중국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최근 칩 개발에 열을 올리는 중국 반도체 기업에 찬물을 끼얹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