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퀘스트 3' (사진=셔터스톡)
메타 '퀘스트 3' (사진=셔터스톡)

메타가 애플의 '비전 프로'에 대응하는 고급형 혼합현실(MR) 헤드셋 출시 계획을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가의 핵심 부품 떄문에 가격을 낮추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디 인포메이션은 23일(현지시간) 내부 직원을 인용, 이번 주 마크 저커버그 CEO와 앤드류 보스워드 최고 기술책임자 등 메타 임원진 회의 이후 제품 개발 중단 지시가 내려졌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중단된 기기는 '라 졸라(La Jolla)'라는 코드명을 가지고 있으며, 지난해 11월부터 개발을 시작해 2027년 출시 예정이었다. 프리미엄급 MR 헤드셋으로, 비전 프로에 사용된 초고해상도 마이크로 OLED 디스플레이를 도입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가격을 낮추는 문제로 애를 먹은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크로 OLED 디스플레이는 수백만 픽셀을 갖춘 것이 특징으로, 크기가 작고 생산하기 어려워 반도체 제조와 유사한 복잡한 공정이 필요하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비전 프로 출시 직후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 핵심 부품이다.

메타의 메타버스 부서인 리얼리티랩스는 헤드셋 가격을 1000달러(약 133만원) 이하로 낮추려고 했으나,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비전 프로 역시 고가의 부품을 사용한 탓에 3500달러(약 465만원)로 가격이 치솟았고, 이 때문에 판매가 저조했다.

이번 결정은 메타의 전략 변경을 말해준다. 우선 메타는 기기를 만들고 판매하는 것에서 벗어나, 안드로이드처럼 XR 플랫폼으로 전환을 노리고 있다. 특히 지난 4월에는 XR 플랫폼인 '호라이즌(Horizon) OS'를 개발했다고 발표했으며, 이를 도입해 헤드셋을 개발할 파트너를 찾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저커버그 CEO는 국내를 찾아, LG전자와 파트너십을 맺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는 무산됐다.

또 메타는 레이밴 스마트 안경과 같은 AI 안경 개발에 집중할 예정이다. 이미 리얼리티랩스를 AI 안경 중심으로 확대 재편한 바 있다.

9월에 열리는 '커넥트' 행사에서는 렌즈에 디스플레이가 장착된 새로운 증강현실(AR) 안경을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안경이 출시되려면 몇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메타의 하이엔드급 헤드셋 포기로 인해 내년 3월 출시할 것으로 알려진 삼성전자-구글의 MR 헤드셋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비전 프로의 실패와 메타의 개발 포기 등 가격이 1000달러 이상인 헤드셋 개발은 현재 모두 중단된 상태다.

메타가 2026년 출시 예정으로 개발 중인 '퀘스트 4'는 중저가형으로 알려져 있다. 기존 '퀘스트 3'는 500달러(약 66만원), '퀘스트 2'는 200달러(약 26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임대준 기자 ydj@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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