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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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우려가 지속되며, 엔비디아 주가가 10% 가까이 폭락했다. 하루만에 시가총액 2789억달러(약 374조원)가 증발했다. 이는 미국 기업 역사상 가장 큰 일일 시총 손실 기록이다.

블룸버그는 3일(현지시간) 인공지능(AI) 칩 시장 선두 주자인 엔비디아의 주가가 9.5% 하락하며 시장 가치가 하루 만에 2789억달러나 증발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엔비디아가 폭락한 것은 실적 우려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엔비디아는 지난달 28일 실적 발표에서 2분기 매출 300억4000만달러(약 40조원), 주당 순익 68센트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의 예상치 287억달러(약 39조원)와 64센트를 모두 상회한 것이다.

또 3분기에는 매출이 325억달러(약 44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는 월가의 예상치 317억달러(약 43조원)를 상회한다.

그럼에도 당시 엔비디아의 주가는 6% 이상 급락했다. 이는 투자자들의 눈높이가 너무 높아졌기 때문이다.

그동안 엔비디아는 실적 발표 때마다 200% 이상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었다. 그러나 2분기에는 매출성장률이 100%대로 내려왔다. 올해 남은 분기에는 100% 미만일 전망이다.

이에 따라 엔비디아 실적 발표 이후 실적 우려로 주가가 연일 하락하고 있다.

전체 시장이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이날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알파벳, 아마존, 메타, 테슬라 등 주요 기술주들도 하락세를 기록했다. 그중 엔비디아 하락 폭이 가장 컸다. 애플은 2.72%, MS는 1.85%, 알파벳은 3.94%, 아마존은 1.26%, 메타는 1.83%, 테슬라는 1.64% 떨어졌다.

엔비디아의 주요 경쟁사인 AMD도 7.82% 하락했으며, 브로드컴과 TSMC는 각각 6.16%와 6.53% 하락했다. 퀄컴 역시 6.88% 하락하면서 반도체 관련 종목들을 중심으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7.75% 급락했다.

시장에서는 AI 관련 주식에 대한 거품론이 다시 부각되면서 매도세가 이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마이클 쳄발레스트 JP모건 자산운용 시장·투자 전략 부문 책임자는 "AI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기 전까지는 AI에 대한 지출이 정당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으며, 장 보이빈 블랙록 인베스트먼트 투자연구소장은 "AI의 발전에는 인내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특히 미국 정부가 엔비디아에 대한 반독점 조사를 강화하고 있다는 소식은 주가 하락에 큰 영향을 미쳤다.

블룸버그는 이날 미국 법무부가 엔비디아와 일부 다른 기업들에게 반독점법 위반 혐의 조사를 위해 소환장을 발송했다고 보도했다. 소환장은 법적 구속력을 가지며, 기업들이 증거를 제출하거나 출석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이로 인해 법무부의 조사는 정식 고발에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는 분석이다.

반독점법 당국은 엔비디아가 다른 AI 칩 공급업체로의 전환을 어렵게 만들고 있으며, 엔비디아의 AI 칩을 독점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기업들에게 불이익을 주고 있다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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