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A 2024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기조 연설하는 벤자민 브라운 삼성전자 구주 총괄 CMO (사진=삼성전자)
IFA 2024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기조 연설하는 벤자민 브라운 삼성전자 구주 총괄 CMO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휴대폰에 인공지능(AI) 기능을 추가한 것은 별 효과가 없었으며, 애플이 이런 양상을 바꿀 거라는 주장이 나왔다. 9일(현지시간) 열리는 애플의 아이폰 16 출시 행사를 강조하려는 의도다.

CMBC는 5일 애플 행사를 예고하며 'AI 가젯은 지금까지 실패작이었다. 애플은 그것을 바꾸려고 한다'라는 글을 게재했다.

이에 따르면 오픈AI의 챗GPT 출시로 AI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올해에는 삼성전자와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같은 빅테크는 물론, 휴메인 등 스타트업도 AI 기기를 잇달아 출시했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등장한 기기는 모두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완전히 새로운 경험을 만드는 대신, 사진을 편집하고, 챗봇과 대화하고, 비디오에 실시간 캡션을 제공하는 것을 더 쉽게 만드는 데 그쳤다는 것이다.

하지만 애플은 다를 것이라고 전했다.

애플 인테리전스는 휴대폰에 저장된 개인 데이터를 사용해 '시리'를 더욱 유능한 비서로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며, 이 점이 삼성전자와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게릿 슈네만 카운터 테크놀로지의 분석가는 ”이런 점은 (AI) 학습 곡선을 가속화하고 시장에 침투하는 데 도움이 될 잠재력이 있다”라고 말했다.

나빌라 포팔 IDC 수석 리서치 디렉터의 말도 인용했다. 그는 ”생성 AI는 아직 초기 단계에 있으며 발표된 사용 사례는 앞으로 나올 것의 빙산의 일각일 뿐”이라고 말했다. 특히 삼성전자의 갤럭시 S24가 지난해보다 많이 판매된 데에 대해서는 AI가 주요 원동력이라는 증거는 거의 없다고 밝혔다.

애플은 다른 범주에 속한다고 설명했다. 포팔은 ”프리미엄 애플 고객의 심리는 다르다”라며 "많은 아이폰 사용자가 업그레이드가 쉬운 금융 플랜을 사용해 휴대폰을 구매한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런 논리는 몇가지 모순점을 가지고 있다.

IDC는 지난달 말 AI 기능이 구매자의 관심을 끌면서 상반기에 강력한 성장을 기록했다는 이유를 들어 연간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에 대한 예측치를 상향 조정한 바 있다. 특히 삼성전자가 주도하는 안드로이드의 성장률은 7.1%로 iOS의 0.8%보다 9배 더 클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며칠 만에 AI 기능이 휴대폰 판매에 별 도움이 안 됐다고 입장을 바꾼 셈이다.

또 애플 인텔리전스가 제대로 갖춰지려면 반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9월 출시되는 아이폰 16에는 AI 기능이 하나도 없고, 10월부터 순차적으로 적용돼 내년 봄쯤 어지간한 모습을 갖출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따라서 애플이야말로 내년 초까지 아이폰 판매에 AI가 관여할 가능성은 없는 셈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애플 인텔리전스가 판매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이폰 17부터로 보고 있다.

물론 사용자 데이터 분석을 통한 AI 업그레이드 기능을 갖추고, 유용한 AI 유스케이스를 구축해야 한다는 점은 다른 전문가들도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문제다.

하지만 현재 글로벌 1위 휴대폰 제조사가 AI로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고 단정하는 것은 전형적인 1위 견제로 보인다.

(사진=아너)
(사진=아너)

한편, 중국에서도 이와 비슷한 어이없는 일이 벌어졌다. 이날 중국 휴대폰 업체 아너는 "삼성(Sam Sung)에 따르면 아너의 매직 V3가 세계 최고의 폴더블"이라는 보도자료를 냈다.

여기에서 등장한 삼성은 삼성전자가 아니라, '샘 숭'이라는 이름을 가진 스코틀랜드의 채용담당자와 런던에 거주 중인 생물학자로 소개돼 있다.

이에 대해 더 버지는 "별로 재미있지도 않다"라며 "기술 회사들이 감을 많이 잃은 것 같다"라고 혹평했다.

임대준 기자 ydj@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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