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순천시를 이끌고 책임지는 두 정치인인 시장과 국회의원의 갈등이 표면화 되면서 우려를 낳고 있다. 겉으로 드러난 경전선 노선 변경을 둘러싼 갈등이 심화 되는 가운데, 이 갈등의 배경에는 의대 신설 추진 문제에 대한 두 정치인의 입장 차이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무소속 노관규 순천시장과 더불어민주당 김문수 국회의원은 경전선 문제를 두고 의견 충돌을 빚고 있지만, 사실 이번에 표면화된 갈등의 뿌리는 의대 신설 문제에서부터(또는 그 이전인 시의회 의장단 선출 과정이 불씨였다는) 시작되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순천시는 전남도에서 추진하는 국립의대 및 대학병원 신설 공모 방침에 처음부터 불참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이에 순천대학교와 순천시 모두 전남도가 추진하는 공모의 공정성을 문제삼으며 불참했고, 김문수 의원도 이러한 입장에 처음엔 동조했다.
그러나 김 의원이 돌연 입장을 바꿔 공모 참여를 요청하면서, 순천시와 다른 길을 걷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두 정치인 간의 내재 된 갈등이 생겨났고, 이러한 긴장은 경전선 문제로 표면화되었다.
경전선 문제에서 김문수 의원은 "노관규 시장이 주장했던 '우회 노선안'이 정부의 방침 변화로 무산”되었으며, “이에 대해 시장이 시민들에게 사과해야 한다"는 공개 비판을 가했다.
김 의원은 "지하화로 방향이 바뀔 것으로 예상되는 현재의 경전선 노선 변경 방침이 노 시장의 주장을 무색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하며, "노선 문제에 있어 시장의 책임"을 묻는 태도를 보였다.
반면, 순천시는 경전선 노선 변경에 대해 신중한 접근을 유지하고 있다. 순천시는 "도심을 관통하지 않도록 지하화를 포함한 여러 대안을 정부에 제안"해 왔으며, 현재 국토교통부에서 이를 기술적으로 검토 중인 상황이다.
순천시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노선 변경이 정상적으로 추진"되고 있으며, "기본설계가 완료되면 시민들에게 노선안을 상세히 설명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러한 정책적 충돌 이면에는 의대 신설 문제에서 드러난 두 정치인의 갈등이 중요한 배경으로 자리하고 있다. 김문수 의원이 의대 신설 공모 참여를 지지하면서 순천시와의 노선이 갈라졌고, 이로 인해 경전선 문제에서 갈등이 더욱 깊어졌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갈등이 단순히 경전선 노선 문제만이 아니라, 지역 정치와 행정의 주요 이슈에서 나타난 의견 차이가 얽혀 있다고 보고 있다.
지역 내 중요한 사안들이 정치적 대립으로만 비쳐지는 것은 시민들에게 혼란을 야기할 수 있으며, 더 나아가 지역 발전을 저해할 가능성도 있다. 때문에 두 정치인이 갈등을 넘어 상호 협력의 길을 모색하고,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순천시는 앞으로도 경전선 문제와 의대 신설 등 주요 현안에 대해 시민과 함께 고민하고, 신중하게 접근해 나갈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지역 정치의 갈등이 더 이상의 확산을 막고, 지역사회 발전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기대하는 것이 지역 주민들의 공통된 바람이다.
양준석 기자 kailas21@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