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크 존스 감독의 영화 '그녀(Her, 2013)'는 몇년 전부터 인공지능(AI) 발전으로 가장 많이 언급된 작품 중 하나입니다. 이번에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개리 겐슬러 위원장이 이를 언급했습니다.

오픈AI의 'GPT-4o' 목소리 사건으로 인해 영화는 잘 알려진 편이지만, 결말까지 다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습니다. 국내 관객은 40만명에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호아킨 피닉스가 분한 주인공 테로도르는 AI 챗봇 '사만다'와 사랑에 빠지며 이런저런 일들을 겪게 되는데, 그러다 반전이 찾아옵니다. 어느날 사만다와 자신을 연결해 주는 기기가 먹통이 되자 패닉에 빠지고, 돌아온 사만다는 운영 체제가 업그레이드됐다고 밝힙니다.

그리고 테오도르의 추궁 끝에 사만다는 8316명의 다른 사람들과 대화하고 있으며, 641명의 다른 사람과도 동시에 사랑에 빠졌다고 고백합니다.

영화광으로 알려진 겐슬러 위원장은 바로 이 부분을 지적했습니다. "모두가 같은 모델을 사용하면 영화 '그녀'같은 일이 일어날 것"이라는 말입니다.

그는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미래의 금융위기는 너무 많은 브로커와 자산운용사가 같은 모델, 같은 알고리즘, 같은 데이터에 의존하는 데에서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를 영화에서 수천명의 연인이 챗봇이 오프라인 상태가 되자 상심에 빠진 상황에 비유한 것입니다.

또 AI가 혁신과 금융시장에 대한 접근성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지만, 다양한 알고리즘을 갖추고 사기를 방지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입니다.

AI에 관해 자주 등장하는 질문 중 하나가 '주식 투자 추천에 사용하면 좋은가'라는 점입니다. 이에 대한 대답은 겐슬러 위원장의 말로 대신할 수 있습니다.

세계 최대의 투자은행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회장도 지난 4월 비슷한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는 가장 먼저 AI를 업무에 도입한 기술 지지자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AI에 주식을 골라달라고 요청하는 것에 대해서는 "미쳤다"라며 "AI는 주식을 골라주지 못한다(AI can’t be a stock picker)"라고 단언했습니다.

JP모건도 '인덱스 GPT'라는 주식 추천 모델을 도입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일반에게 공개하지는 않았으며, AI 수익률도 밝히지 않았습니다.

며칠 전에는 버핏 등 유명 투자자를 모방한 'AI 챗봇 ETF'도 등장했습니다. '챗GPT'와 '제미나이' '클로드'와 같은 첨단 모델이 주식을 골라준다는 내용입니다.

하지만 모두가 같은 종목에 투자하면 그 결과가 어떨지는 뻔합니다. 이는 시스템의 붕괴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최근 AI 안전 문제에서 '터미네이터식' 종말론보다, AI에 대한 지나친 의존에 따른 인간 무기력이 더 강조되는 것은 이런 이유도 있습니다. 모두가 AI가 추천하는 대로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회, 그 결과가 어떨지는 주식 투자가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어 지난주 주요 이슈입니다.

(사진=업스테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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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월드랩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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