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냅이 자체 인공지능(AI) 챗봇을 구동하기 위해 구글의 '제미나이'를 선택했다. 문제는 이전에 사용했던 '챗GPT'보다 제미나이가 더 효과적이라고 밝힌 점이다. 구글이 오픈AI를 이긴 드문 사례로 평가된다.

블룸버그와 테크크런치 등은 24일(현지시간) 스냅이 '마이 AI' 챗봇에서 생성 AI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구글 클라우드와 파트너십을 확대했다고 보도했다.

스냅은 지난해 초 AI 챗봇을 출시하고, 이를 통해 사용자 유입을 기대했다. 당시 마이 AI를 구동하는 모델은 오픈AI의 챗GPT였다.

이후 올해 초에는 제미나이도 추가했다. 특히 제미나이는 멀티모달 기능을 앞세워 이미지나 영상을 프롬프트하는 기능에 초점을 맞췄다. 이 기능을 사용하면 외국어로 된 메뉴를 번역하거나 사진으로 식물을 식별할 수 있다.

그 결과 챗봇 사용이 3배가량 늘어났다고 밝혔다. 

에반 슈피겔 스냅 CEO는 "대형언어모델(LLM)과의 채팅은 항상 매우 매력적이었지만, 챗봇에 사진과 비디오를 보내는 경험은 뒤처졌다"라며 "스냅 사용자들은 사진과 비디오를 보내는 것이 소통의 주요 방법이기 때문에, 멀티모달 기능 부족은 제품의 비전을 방해했다"라고 말했다.

토마스 쿠리안 구글 클라우드 CEO도 맞장구를 쳤다. "이미지와 영상은 사람들이 자신을 표현하는 자연스러운 방법"이라며 "스냅 사용자들을 통해 대화하는 방식을 관찰하며 많은 것을 배웠다"라고 전했다.

나아가 "어떤 사람들은 친구와 이야기하고 싶어 하고, 어떤 사람들은 선생님과 더 비슷한 사람과 이야기하고 싶어 하고, 어떤 사람들은 코치와 이야기하고 싶어 한다"라며 이번 파트너십으로 챗봇에 페르소나 부여에 더 힘을 실을 것이라고 밝혔다.

스냅은 8억5000만명의 활성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들은 스냅챗을 통해 연간 수십억개의 사진과 비디오를 주고받는다. 이번 협력 강화로 제미나이 모델 학습에 이미지와 영상 등을 활용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또 슈피겔 CEO는 며칠 전 발표한 AR 안경에 제미나이를 사용할 것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안경 공개 당시 오픈AI와 협력, AI 도구를 출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서도 구글이 멀티모달 기능을 앞세워 오픈AI를 위협하는 모양새다.

이처럼 제미나이가 챗GPT를 누르고 채택된 사례는 알려진 것이 드물다. 같은 날 폭스바겐이 차량용 AI 비서로 제미나이를 채택한다고 밝혔는데, 여기에서도 멀티모달 기능을 이유로 꼽았다.

임대준 기자 ydj@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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