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거리에서 지나치는 사람의 얼굴을 슬쩍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이름과 전화번호, 주소까지 파악하는 영화 '터미네이터'와 같은 일이 실제 발생했다. 이는 메타의 스마트 안경에 안면인식 기술을 탑재하고 이를 SNS 등에 연결한 결과다.

미디어 404는 2일(현지시간) 하버드대학교의 두 학생이 안면인식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 안경을 개발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안푸 응우엔과 케인 아르데이피오라는 학생은 "이 기술로 무엇이 가능한지 인식을 높이기 위해 프로젝트를 진행했으며, 세부 내용은 공개하지 않겠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들이 공개한 영상에는 현재 법으로 금지된 심각한 내용이 포함됐다. 이들이 개조한 안경에 누군가의 얼굴이 프레임에 포착되면 몇초 뒤에 개인정보가 휴대폰에 뜬다. 여기에는 이름과 전화번호, 주소, 심지어는 가족관계까지도 등장한다. 이는 이 장치를 인터넷에 연결, 소셜 미디어 등에서 정보를 가져오는 것이다.

이들은 보스턴의 지하철에서 만난 벳시라는 여성의 신원을 파악, 마치 이전에 알고 있었다는 듯 인사를 나누기까지 했다. 이처럼 길에서 우연히 마주친 사람 수십명을 식별하는 데 성공했다고 전했다. 데이터가 정확하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이들이 '아이X-레이(I-XRAY)'라고 이름 붙인 이 기술을 사용하면 길에서 우연히 마주친 여성의 집까지도 따라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기술 공개를 거부했으나, 비슷한 방식으로 누군가는 이를 실제 사용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번에 적용된 기술은 현재 누구나 구현할 수 있는 방식이다. 카메라가 장착된 메타의 스마트 안경은 현재 판매 중이며, 안면인식 기술은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핌아이즈(Pimeyes)라는 사이트를 이용한다. 

이 사이트는 얼굴 사진을 업로드하면 일치한다고 여겨지는 얼굴 목록과 출처 URL을 제공한다. 웹 주소에는 소속 회사나 커뮤니티 등의 주소가 포함될 수 있는데, 이를 대형언어모델(LLM)에 입력, 신상 정보를 출력한다.

핌아이즈는 자신의 정보를 삭제하도록 요청할 수 있다.

이런 문제는 이미 수년 전부터 지적됐던 내용이다. 메타나 구글도 안면인식 기술을 가지고 있지만, 숨기고 있다는 폭로도 등장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카메라가 달린 웨어러블은 사진이나 영상 촬영 시 반드시 상대가 인지할 수 있도록 전면에 신호가 들어오도록 설계돼 있다. 하지만, 대낮의 밝은 거리에서 스쳐 지나갈 경우에는 빛이 잘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메타의 대변인은 이런 행위에 대해 "서비스 약관을 위반하는 행위"라고 답했다. 핌아이즈는 "이런 사실은 처음 알게 됐다"라며 "우리는 유사 이미지를 제공하는 서비스이지, 개인을 식별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안경 개발자인 아르데이피오는 "누군가는 이런 식으로 안경을 악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에 대해 더 경계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임대준 기자 ydj@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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