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조 원을 투자해 신설할 예정인 '국가 AI 컴퓨팅 센터'를 두고, 전라남도, 대구광역시, 강원도 등이 치열한 유치전을 벌이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아직 입지나 추진 주체에 대한 결정이 내려지지 않았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이미 유력한 후보지로 자처하며 유치 성공 가능성을 강조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AI 컴퓨팅 센터 유치 경쟁 주요 후보 지역
현재 대구의 수성 알파시티, 전남 해남군의 솔라시도, 강원 동해시 등이 국가 AI 컴퓨팅 센터 유치를 위해 경쟁하고 있다. 각 지역은 각각의 강점을 내세워 이번 유치전에 나섰다.
▲대구 수성 알파시티. 디지털 혁신 거점 대구 수성 알파시티는 최근 디지털 혁신 거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미 2008년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 알파시티는 IT 및 소프트웨어(SW) 기업들이 집적된 비수도권 최대 규모의 정보통신기술(ICT) 클러스터다.
SK리츠운용과 SK㈜ C&C 컨소시엄은 AI 데이터센터 건립을 위한 1조 원 이상의 투자 계획을 밝힌 바 있으며, 기회발전특구로도 지정되어 규제 특례와 세제감면 등의 혜택을 받는다.
▸장점. IT 인프라가 잘 구축되어 있고, 민간 대기업들의 투자가 활발하다. 대구가 AI와 빅데이터의 연구개발 전진기지로 성장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단점. 일부에서는 대구가 이미 상당한 규모의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어 새로운 투자의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덜할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전남 해남군 솔라시도. 재생에너지 기반 전남 해남군 솔라시도는 재생에너지 발전 기반을 갖춘 도시로, 친환경 에너지 공급이 가능하다는 점을 유치 경쟁의 주요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 지역은 향후 대규모 데이터센터 운영에 필요한 전력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반이 되어, 환경적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장점. 친환경 에너지를 활용한 데이터센터 운영 가능성. 전남 지역은 국가 균형 발전 차원에서 비수도권 지역에 대한 투자 유치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단점. 기존 AI 인프라가 부족하고, 관련 산업 기반이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한 점이 약점으로 지적된다.
▲강원 동해시. 전력 공급과 지리적 이점 강원도 동해시는 풍부한 전력 공급 능력과 지리적 이점을 앞세워 유치에 나섰다. 특히 동해시는 기존 산업 단지와의 연계성을 강화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며, 동해안 발전 계획의 일환으로 이번 유치전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장점. 동해는 전력 공급 문제에서 강점을 지니고 있으며, 산업단지와 연계된 확장 가능성을 가진다. 강원도는 기존 산업 기반이 비교적 탄탄한 편이다.
▸단점. AI 관련 기술 및 인프라 측면에서는 다른 지역에 비해 부족한 점이 문제로 작용할 수 있다.
광주, 기존 클러스터와의 상충 우려 '반발'
한편, 광주광역시는 이번 AI 컴퓨팅 센터 신설 계획이 기존에 추진 중인 'K 클라우드 계획'과 상충된다는 점을 들어 반발하고 있다.
광주는 "이미 AI 데이터센터와 AI 산업 융합 집적단지를 조성 중"이며, "새로운 컴퓨팅 센터를 또다시 다른 지역에 분산 설치하는 것이 국가 자원의 비효율적 분산"이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국회 과방위 소속 조인철 의원도 광주의 반발에 힘을 실으며,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여러 지역에 걸쳐 데이터센터를 두는 것이 오히려 국가적인 컴퓨팅 자원 수요를 충족하는 데 더 적합할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되었다.
내년 중 사업자 공모가 진행될 예정이며, 최종 선정은 민간 기업과 정부의 합작 투자 형태로 이루어질 전망이다.
AI 컴퓨팅 센터의 유치전은 각 지역의 인프라, 전력 공급, 산업 성장 가능성 등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만큼, 지역 균형 발전과 국가 AI 기술 발전을 동시에 고려하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한편, 일부 특정 지역 언론들이 특정 지역으로 유치가 확정될 것처럼 보도가 나오자 과기정통부는 지난 7일자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국가 AI컴퓨팅센터 추진 주체와 입지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양준석 기자 kailas21@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