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힌튼은 인공지능(AI)에 중요한 공헌을 했을지 모르지만, AI가 어디로 향하는지 알고 있는 것은 아니다."
AI로 노벨상 물리학상을 받은 제프리 힌튼 토론토대학교 교수에 대한 비판이 등장했다. AI가 인류를 해칠 것이라는 그의 주장이 과대망상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파리 마르크스라는 기술 평론가이자 작가는 최근 기술 전문 블로그 디스커넥트를 통해 'AI에 대한 제프리 힌튼의 잘못된 견해'라는 글을 게재했다.
그는 먼저 자신이 힌튼 교수의 지지지가 아니라고 밝혔다. 또 최근 노벨상 수상으로 토론토 매체가 관련 글을 부탁, 이를 공유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마르크스는 힌튼 교수가 '엘리자(ELIZA) 효과'에 사로잡혔다고 지적했다.
엘리자는 1960년대 중반 조셉 바이젠바움 MIT 컴퓨터 과학자가 개발한 프로그램으로, 심리 치료사를 시뮬레이션하도록 설계된 일종의 챗봇이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은 성능이 형편없었고, 사용자의 말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이 드러났다.
그럼에도 바이젠하움은 사람들이 시스템의 말을 믿고 싶어 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심지어 그의 비서는 엘리자와 대화하는 도중, 프로그램의 지시에 따라 그가 방에서 나갈 것을 요구했다.
연구자들은 이처럼 인간 특성이 컴퓨터 프로그램에 투사됐다고 믿으며, 그 결과 능력을 과대평가하는 성향을 보인다고 지적한다. 이것을 엘리자 효과라고 부른다.
힌튼 교수가 비슷한 경우라고 지적했다. 그는 'AI 대부'로 불리며 신경망과 알고리즘에 큰 공헌을 했지만, 결국 자신이 구축한 AI가 인간과 같은 행동을 한다고 믿는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AI가 언젠가 인간을 능가하고 제멋대로 굴 것으로 상상한다는 말이다.
하지만 이에 반대하는 많은 사람들은 그가 엘리자 효과에 속았다고 비난한다는 말이다.
특히 힌튼 교수는 인공 신경망이 생물학적 뇌를 모델로 했기 때문에, 생물학적 뇌와 비슷하게 작동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최근 AI 성능이 발전하고 유명해지며 그의 주장이 점점 힘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마르크스는 챗GPT와 같은 도구는 인간 언어를 그럴듯하게 모방하도록 설계되었기 때문에 지능적으로 보일 뿐이라고 밝혔다.
또 "그 창조자들은 자신들이 지능형 기계를 만들고 있다고 믿고 싶어 하기 때문에, 그것을 보기로 선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에밀리 벤더 워싱턴대학교 계산 언어학자는 "사람은 현시에서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상상 속의 SF 악당과 싸우는 것과 같은 것을 더 선호한다"고 말했다. 이는 AI의 현실적인 문제, 즉 환경이나 기술 불균형 등에 대해서는 외면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실제로 힌튼 교수는 지난해 5월 CNN 인터뷰에서 이런 점에 대해 질문 받자 "실존적으로 심각하지 않다"라며 "시간을 들일 가치가 없다"라고 말한 바 있다.
마르크스는 "힌튼은 자신의 분야에 기여한 공로로 인정받을 만하며, 이미 많은 인정을 받았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그가 AI 모델을 발전시키는 데 뛰어났다고 해서, 광범위한 사회적 결과에 대한 질문에 대한 정답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결론이다.
한편, 이번 글은 얀 르쿤 메타 수석과학자의 입장과 비슷하다. 그는 AI를 "세상을 파악하는 능력이 고양이에게도 못 미친다"라며 AI의 실존적 위험을 "헛소리"로 간주하고 있다.
임대준 기자 ydj@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