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과 앤트로픽이 지난해에 이어 다시 투자 협상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에는 아마존 자체 AI 칩을 사용하는 규모에 따라 투자 액수가 달라질 것으로 전해졌다.
디 인포메이션은 7일(현지시간)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 아마존과 앤트로픽이 수십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양사는 지난해 총 40억달러(약 6조원)에 달하는 투자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 때문에 미국과 EU, 영국의 규제당국으로부터 조사를 받기도 했으나, 아직까지는 제재를 받지 않았다. 또 앤트로픽은 9월부터 최대 400억달러(약 60조원)의 기업 가치로 투자 유치에 나섰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이번 협상은 앤트로픽이 아마존이 개발한 인공지능(AI) 칩 트레이니엄(Trainium)을 얼마나 많이 사용하는지에 따라 투자 규모가 달라질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존은 최대한 많은 트레이니엄 칩을 앤트로픽이 사용하길 요청한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그러나 앤트로픽은 엔비디아의 GPU를 선호한다는 것이 문제다. 또 아마존 칩을 사용할 경우, 기술적인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고 전해졌다. 이는 칩과 연결된 아마존의 소프트웨어가 엔비디아 '쿠다(CUDA)'만큼 보편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앤트로픽이 AI 모델을 아마존 칩에 최적화하는 경우, 향후 다른 클라우드 업체를 사용하거나 자체 데이터센터를 운영할 경우 호환성에 문제가 생긴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계약을 맺을 당시에는 앤트로픽이 아마존 칩을 일부 사용했지만, 대부분은 아마존이 보유한 엔비디아 칩으로 모델을 학습했다.
아마존과 앤트로픽은 이번 협상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다만, 앤트로픽은 "AI 회사는 단순한 선호도가 아닌 기술적 필요에 따라 다양한 목적으로 다양한 칩을 사용한다"라는 원칙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1년 전 계약을 통해 앤트로픽은 아마존 서버를 임대하는 데 수억달러를 지출했고, 아마존 클라우드를 통해 '클로드' 모델을 판매한 수익을 아마존에 배분했다.
또 아마존은 앤트로픽 모델로 기업용 코딩 챗봇인 'Q'를 구동하고 있다. 이런 파트너십 덕분에 아마존은 3분기 클라우드 부분에서 19%의 매출 성장을 유지했다.
만약 이번 투자가 합의된다면 양 사의 관계는 마이크로소프트(MS)-오픈AI처럼 강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CEO도 xAI나 오픈AI처럼 대규모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해 움직이기 때문이다. 만약 양사가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MS-오픈AI의 '스타게이트'와 같은 대규모 인프라 프로젝트에 합의한다면, 앤트로픽은 큰 힘을 얻을 수 있다.
이처럼 이번 계약은 인공일반지능(AGI) 경쟁을 위해 대규모 인프라 확보라는 측면 때문에 투자 액수나 기업 가치보다 AI 칩 문제에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아마존도 자사 칩 사용을 늘려, 엔비디아 GPU 의존도를 낮추는 것이 목표다.
임대준 기자 ydj@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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