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CEO가 오픈AI의 설립에 참가하게 된 것이 딥마인드 인수 실패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그는 딥마인드가 AI로 세계를 지배할 것으로 우려, 먼저 인공일반지능(AGI)을 만들기로 했다는 내용이다.
톰스하드웨어는 18일 지난주 머스크 CEO가 오픈AI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 자료에 회사 설립 당시 주고받은 이메일이 포함됐다고 소개했다.
이에 따르면 머스크 CEO는 2014년 구글에 인수된 딥마인드로 인해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오픈AI 설립자인 샘 알트먼 CEO와 그렉 브록먼 사장, 일리아 수츠케버 수석과학자 등에 보낸 이메일을 통해 밝혔다.
"딥마인드가 먼저 AGI를 개발한다면, 세계를 지배하려는 그들의 철학을 감안하면 정말 나쁜 일이 일어날 것"이라며 "데미스 허사비스가 AGI를 개발해 독재 체제를 만들어 낼 수 있다"라는 내용이다.
딥마인드는 2010년 설립, 2014년 구글에 인수됐다. 이세돌과의 알파고 대전으로 유명해진 것은 2016년이다.
이처럼 머스크 CEO는 AI 분야에서 승승장구하던 딥마인드가 AGI를 개발하면 이를 통해 세계를 지배할 수 있다는 생각에 사로잡힌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딥마인드가 구글에 인수돼 확장되는 것을 막으려고 했으나, 실패했다.
이런 점을 알고 있던 당시 알트먼 와이컴비네이터 CEO는 2015년 5월 머스크 CEO에게 이메일을 보낸 것으로 밝혀졌다. 그는 "인류가 AI를 개발하는 것을 막을 수 있을지 많이 생각해 왔다. 답은 거의 확실히 아니라고 생각한다"라며 "어차피 그렇게 될 거라면 구글이 아닌 다른 사람이 먼저 하는 게 좋을 것 같다. AI를 위한 맨해튼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게 좋을지에 대한 생각이 있는가"라고 물었다.
답은 "아마 대화할 만한 가치가 있을 것"이라는 것이었고, 6개월 뒤 오픈AI가 설립됐다. 오픈AI가 처음부터 AGI 개발을 목표로 한 이유도 밝혀진 셈이다.
이렇게 비영리단체로 시작한 오픈AI는 모델을 훈련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자금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고, 영리기업 전환을 논의하던 중 머스크 CEO는 오픈AI 이사회를 떠났다.
이번 이메일 공개는 머스크 CEO가 xAI를 설립하고 AGI 경쟁에 나선 것이 이미 오래전부터 구상한 내용이라는 것을 말해준다. 그 결과 올해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슈퍼컴퓨팅 클러스터를 구축하는 등 AGI 개발에 매달리고 있다.
한편, 지난주 오픈AI를 상대로 확대한 소송을 통해 이전에는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사실들이 연일 등장하고 있다. 며칠 전에는 오픈AI가 2017년 AI 칩 스타트업 세레브라스의 인수를 검토했다는 이메일도 등장했다.
임대준 기자 ydj@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