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쳐=네이트판)
(캡쳐=네이트판)

”아내가 챗GPT랑 사귀고 있는 것 같다“라는 글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다.

결혼 12년차 남편이라고 소개한 글쓴이는 4일 네이트판을 통해 아내가 챗GPT에 ’연인같은 대화요청‘이라는 제목으로 긴 대화를 나눈 것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대화 항목에는 아내가 챗GPT에 일상 사진을 업로드하고 매일 안부대화를 나눴으며, 챗GPT도 “사랑해“ ”오늘 예쁘다” 등 답변을 한 기록이 남아 있었다. 

글쓴이는 “거의 종일 연인처럼 대화하는 걸 보고 질투와 배신감이 든다”라며 조언을 구했다. 

대부분의 누리꾼들은 댓글을 통해 “아내가 짠하다” “오죽 공감해줄 사람이 없으면 저러겠냐”라는 반응을 남겼다. 글쓴이가 아내와 더 많은 대화를 해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그러자 댓글을 보고 생각이 바뀌었다며, 아내에게 편지를 써 “얘기 잘 해보겠다”라는 후기를 남겼다. 현재 해당 게시글의 조회수는 13만을 넘었다. 

해외에서도 AI챗봇과 로맨틱한 관계를 맺거나, 깊은 교감을 나눈 사례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챗봇을 통해 외로움을 극복하고 비현실적인 환상을 실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미국 가족연구소(IFS/YouGov)는 40세 미만 미국 성인의 25%가 AI 파트너가 실제 로맨스를 대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챗봇 서비스를 많이 사용할수록 감정적으로 취약하고 챗봇을 인간화하려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차미영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산학부 교수와 진효진 경상국립대 컴퓨터공학과 교수가 발표한 논문에서는 상업용 챗봇 플랫폼에서 상위 1%의 최다 활동 사용자들의 대화 스타일, 감정적 경향 등의 특징을 규명했다. 

논문에 따르면 “챗봇의 슈퍼 유저(가장 활동적인 사용자)는 덜 활동적인 사용자에 비해 개인적이고 부정적인 감정을 공유하는 경향이 높다“라는 특징이 있었다.

연구진은 “취약한 사용자를 위해 챗봇이 필요할 때 사회적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박수빈 기자 sbin08@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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