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타임스는 2024년 국내 인공지능(AI) 업계를 정리하는 결산 시리즈를 준비했습니다. 지난해에는 '챗GPT'의 인기에 따라 국내 AI 업계가 도약을 준비했다면, 올해부터는 핵심 기업을 중심으로 트렌드라고 부를 만한 움직임이 생겼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2025년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상하는 것도 의미 있을 듯합니다. <편집자 주>

(사진=뤼튼)
(사진=뤼튼)

아직 국내 AI 업계의 무게 중심은 B2C보다 B2B에 쏠려있는 모습이다. 이는 주요 기업들이 B2B 위주로 사업을 펼쳐온 탓도 있지만, 사용자 역시 오픈AI의 '챗GPT'에 몰려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2024년에는 챗GPT 국내 사용자의 급증과 함께 국내 기업의 일부 B2C 서비스도 눈에 띄게 성장했다. 꾸준히 무료 서비스를 펼치며 저변을 확대한 뤼튼과 10대를 타깃으로 캐릭터 챗봇을 내놓은 스캐터랩이 대표적이다.

두 기업의 성장세는 연말 각종 지표를 통해 확인되고 있다. 

뤼튼과 스캐터랩의 '제타'는 구글의 '2024년 트렌딩 AI 검색어'에 각각 2위, 5위를 차지했으며,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 인덱스에서는 AI 앱 중 3, 4위에 올랐다.

뤼튼은 2023년 1월부터 서비스를 시작, 1년 10개월 만에 월간 활성 사용자(MAU) 500만명을 달성, 전 국민 10명 중 한명이 쓰는 국내 대표 AI 서비스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올해에만 380만명을 추가하며 엄청난 상승세를 기록했다.

제타는 지난 4월 출시, 6개월 만에 100만 사용자를 돌파했다. 범용 서비스인 뤼튼과 달리, 10대 위주의 캐릭터 챗봇으로 얻은 결과라 더욱 눈길이 간다. AI 시대에 맞는 새로운 서비스 형태로 성공을 거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들은 다른 곳에 비해 일찍 사용자 트렌드를 읽고 서비스를 시작한 결과이기도 하지만, 차별화된 서비스 포인트와 수년간 구축한 노하우가 성공의 주요한 이유로 꼽힌다.   

우선 뤼튼은 오픈AI나 앤트로픽 등 해외 주요 업체의 유료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등 수익보다는 사용자 확보를 우선하는 'AI 포털' 전략이 맞아떨어진 결과다. 이런 과감한 전력은 초기부터 국내 대표 B2C 스타트업이라는 프리미엄 때문에 가능했는데, 지난 6월 250억원을 포함해 누적 440억원에 달하는 투자 유치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또 앞으로의 행보는 국내 AI 서비스의 미래를 예측할 잣대로도 꼽힌다. 기존 포털처럼 많은 사용자를 모은 뒤 광고 서비스로 본격적인 수익화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AI 서비스를 통해 광고 수익을 올리는 모델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퍼플렉시티가 이제 막 도입했으며 오픈AI도 이를 준비 중인 정도이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뤼튼은 유료 서비스 '슈퍼챗'을 통해 통해 수익 확대에 나섰다. 이는 캐릭터 챗봇의 일종으로, 출시 1개월 만에 매출 10억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사진=스캐터랩)
(사진=스캐터랩)

제타는 해외의 최신 트렌드와 자체 서비스 노하우를 결합, 가장 먼저 국내에 캐릭터 챗봇을 도입한 결과다.

지난해 초부터 미국 등에서는 캐릭터닷AI의 페르소나 챗봇이 인기를 끌었는데, 사실 이 분야에서는 스캐터랩이 한발 앞서 있다. 2022년 챗봇 '이루다'를 출시하고 서비스를 중단하는 과정을 통해 캐릭터 챗봇 서비스에 대한 노하우를 구축했기 때문이다.

1년이 넘는 자체 모델 개발 등 기술 고도화를 통해 내놓은 것이 바로 AI 스토리 콘텐츠 플랫폼 제타다. 지난 8월에는 와이즈앱∙리테일∙굿즈의 국내 휴대폰 사용자 5120만명 조사 결과, 20세 미만 사용자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앱 10위에 올랐다. 전체 이용자의 약 87%가 10~20대다.

이런 인기로 자연스럽게 수익 확대에 나서고 있다. 사용자 연령대에 맞춰 틱톡에서 마케팅 콘텐츠로 사용자들과 소통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제타 사용자들이 #제타 캐릭 추천 #수익높은 제타 #제타 AI 등의 해시태그로 틱톡에 챗봇 대화 영상을 공유하는 것도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또 캐릭터 스킨 판매 등을 준비하고 있다.

즉, 과거에 사용자들이 모바일 게임의 인앱 결제에 돈을 쓰듯, 이제는 AI 챗봇이 게임을 대체할 콘텐츠로 떠오르는 것이다. 무엇보다 게임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의 넓은 사용자 저변을 모았다는 것이 차별점이라, 향후 행보에 큰 관심이 모인다.

이 밖에도 2024년에는 국내 AI 스타트업들이 다양한 B2C 서비스를 선보였다. 뤼튼이나 제타처럼 굵직한 결과를 내지는 않았으나, 내년에는 해외처럼 음악 생성이나 동영상 생성 AI 분야에서 국내를 대표할 서비스가 나올 것도 기대해 볼 수 있다.

전통적으로 국내에서는 검색 포털이나 메신저 서비스처럼 외산 서비스보다 국내 기업의 토종 서비스가 강세를 보였다. 따라서 챗GPT를 넘어서는 진정한 '킬러 서비스'가 등장할 지도 관심이다. 물론, 뤼튼과 제타는 가장 유력한 후보다.

박수빈 기자 sbin08@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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