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인공지능(AI) 개발을 위해 중국과 협력을 강화하라고 정부에 지시했다. 서방의 제재로 인해 AI 개발에 어려움을 겪는 두 국가가 손을 잡게 됐다.
로이터는 1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 정부와 국영 최대 은행인 스베르방크에 중국과의 AI 협력을 강화할 것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크렘린 웹사이트에 게시된 지침에 따르면 이번 지시는 스베르방크에 집중돼 있다. 스베르방크는 몇년 전부터 러시아의 국가 차원 AI 개발을 주도하는 곳으로, 이미지 생성 기능을 갖춘 AI 챗봇 '기가챗(Gigachat)'을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의 AI 산업은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한 국제 제재로 제약이 따랐다. 주요 마이크로칩 생산업체들은 제재로 러시아에 제품을 공급하지 않고 있어, 러시아는 다른 국가의 제3자 판매업체를 통해 우회적으로 제품을 확보하고 있다.
게르만 그레프 스베르방크 CEO도 AI 개발에 필요한 GPU 확보가 매우 어렵다고 인정한 바 있다. 물론, 중국도 미국의 제재로 고급 칩 수입이 어려운 상태다.
하지만 러시아의 AI 수준은 다른 국가에 크게 뒤지는 편이다. 데이터 분석업체 토터스미디어가 발표한 2024년 글로벌 AI 인덱스에서 러시아는 AI 활용, 혁신, 투자 부문에서 83개국 중 31위를 기록했다. 이는 브라질이나 벨기에, 포르투갈보다도 뒤처지는 수준이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브릭스(BRICS) 국가들의 AI 전문가들을 한자리에 모아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는 등 최근 AI 개발에 힘을 싣고 있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