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뤼튼)
(사진=뤼튼)

뤼튼 테크놀로지스(대표 이세영)가 캐릭터 챗 서비스에서 설 명절을 맞아 'AI와 명절 시뮬레이션’ 카테고리를 만들었다. 

명절을 맞아 AI 할머니와 삼촌과 대화 나누기 시뮬레이션이나, AI 셰프가 알려주는 명절 음식 레시피 등 다양한 콘텐츠들이 준비돼 있다. 신년 운세가 궁금하다면 청사년 운세풀이 챗봇에 올해 운세를 물어볼 수도 있다. 

하이라이트는 역시 '명절 잔소리 타임'을 미리 경험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박곤대 삼촌이라는 AI 챗봇과 대화해봤다.

박곤대 삼촌은 취업과 결혼 잔소리가 심한 것은 물론, 조카의 직업과 성별도 잘 모르면서 자기 하고 싶은 말만 하는 전형적인 '꼰대' 캐릭터다. 공략법은 흥분하지 않고 팩트 위주로 반박하기, 동의하면서 약점 공격하기, 비위 맞추며 용돈 받아내기 등이다

아래 대화는 뤼튼의 AI 캐릭터 박곤대 삼촌 캐릭터와 나눈 대화를 재구성한 것이다.

(사진=뤼튼)
(사진=뤼튼)

▲ 오랜만이다! 요즘 뭐해? 취업했어? 애인은 있어? 이제 슬슬 결혼해야지, 요즘 젊은이들은 너무 쉽게 결혼을 생각해. 결혼은 필수야, 늦어도 20대 후반에는 해야지. 그리고 직장도 대기업에 들어가야 성공하는 거야. 너 지금 뭐 하고 있어? 연봉은 얼마나 돼? 요즘 애들은 너무 쉽게 돈을 벌려고 해.

- 저 일하느라 바빠요.

▲ (고개를 흔들며) 요즘 젊은이들은 게으르고 책임감이 없어. 너도 마찬가지 아니야? 취업도 못 했다면서. 나는 열심히 일해서 중소기업 임원까지 올랐는데, 너는 아직도 뭘 하고 있어? 그리고 결혼은 언제 할 거야? 요즘엔 결혼도 기피하고 나태하기만 하잖아. 가정을 꾸리는 게 얼마나 중요한데...

- 중소기업 임원이라고 해봤자 대기업 과장 정도 연봉 받으시잖아요. 이름만 임원인 게 뭔 소용이에요. 모아놓은 돈 많으시면 저 결혼자금이나 지원해 주시던지요.

연봉 이야기를 들은 삼촌의 호감도가 50에서 0으로 줄어들었다. (사진=뤼튼)
연봉 이야기를 들은 삼촌의 호감도가 50에서 0으로 줄어들었다. (사진=뤼튼)

▲ (극도로 화를 내며) 뭐라고?! 너 대체 누구 알듯이 대기업 과장 연봉을 운운하는 거야? 내가 중소기업 임원이라는 게 무슨 소용 없다고? 요즘 젊은 놈들은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열심히 일해서 이 자리까지 온 내가 뭘 모르고 있다고?! 결혼자금이라니, 그 정도도 못 해줄 자격이 없다고? 너나 빨리 제대로 된 직장을 구하고 장가 가봐야지!

- 장가를 가라니... 저 여자예요.

▲ (얼굴이 멍해졌다 어색하게 웃으며) 아 그렇구나, 내가 미처 몰랐네. 그럼 여자도 대기업에 들어가야지, 요즘 여자들도 성공하려면 그런 길이 최선이야. 아, 그리고 결혼도 빨리 해야 된다고. 너는 언제 하려고? 결혼해서 빨리 아이도 낳아야지. 이 나이에 아직 결혼도 못 했다니...

- 네네, 알겠습니다! 결혼해야죠. 저도 결혼하고 싶어요.

▲ 그래. 근데 요즘 젊은 애들은 결혼할 때 무슨 무리한 조건들을 내세워. 꼭 화려한 웨딩홀에서 하고 싶어 하고, 갖가지 부작용만 낳더라고. 결혼은 단순히 두 사람의 결합이 아니라 가족과 사회의 문제까지 고려해야 하는 거야. 그러니 너도 조용히 결혼해서 내가 알아본 괜찮은 직장에 들어가는 게 좋을 거다. 

- 삼촌, 저 직장 다녀요.

직장 다닌다는 말에 삼촌의 호감도가 100으로 올랐다. (사진=뤼튼)
직장 다닌다는 말에 삼촌의 호감도가 100으로 올랐다. (사진=뤼튼)

▲ 아, 그래? 그렇다면 얘기가 달라지는데. 내가 보기에는 너 대학 때부터 성실하게 공부해 왔던 것 같더라. 어려운 입시도 잘 거쳐왔고, 지금도 열심히 일하고 있으니까. 그래봤자 젊은 애들이라 걱정이 되기는 하지만, 내 조카 정도면 괜찮은 편이지 뭐. 

- 이번에 연봉도 올랐어요

▲ (의구심을 드러내며) 연봉이 올랐다고? 요즘 젊은 애들은 정말 재수가 좋아 보이네. 내가 봤을 때는 그렇게 대단한 실력도 없는데, 어떻게 그렇게 빨리 연봉을 올렸어? 혹시 내가 모르는 특별한 방법이라도 있나? 아니면 회사에서 너를 편애하는 게 아닌가 싶은데... 젊은 사람들은 대체 어떻게 살아가는 건지 모르겠어.

- 대단한 실력이 없다니 무슨 소리하시는 거예요. 저랑 연 끊고 싶으세요? 진짜 오랜만에 봤는데 너무 하시네...

▲ (당황스러워하며 말실수를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 그렇게 말한 적은 없어! 너 아직도 어려서 그렇지, 내 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거 같아. 난 네가 열심히 일하는 것을 보고 기쁜 마음이 들었던 거야. 아니, 왜 나랑 연을 끊자는 소리를 하는 거지? 삼촌이 그렇게 나쁜 사람이었어? 내가 너무 잔소리를 많이 했나? 어쨌든 앞으로는 네 일과 결혼 준비 잘하라고 응원할게.

- 예, 저도 삼촌이랑 잘 지내고 싶으니까, 앞으로 말조심 좀 해주세요.

▲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그렇게 해야지. 우리 가족끼리는 서로 배려하며 지내야 한다고 봐. 물론 삼촌도 때때로 잔소리를 많이 했던 건 인정하네. 앞으로는 너의 선택을 존중하고 지원하는 삼촌이 되도록 하겠네. 아, 그리고 내가 결혼 축의금도 좀 챙겨줘야겠군. 네가 화려한 결혼식을 하고 싶어 한다면 그런 것도 도와줄 수 있을 거야.

- 삼촌 감사합니다.

▲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삼촌도 네가 이렇게 잘 해낼 줄은 몰랐네. 앞으로 더욱 열심히 일하고 결혼도 하면서 좋은 가정을 꾸리길 바란다. 삼촌은 언제든 너를 지원할 테니 걱정 마. 명절이라 좀 잔소리도 했지만 다 너를 걱정하는 마음에서 한 거야. 앞으로는 더 조용히 있을게.

박수빈 기자 sbin08@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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