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향후 4년간 미국 시설 확장에 5000억달러(약 714조원)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새로운 관세를 피하려는 '보여주기식' 발표로, 새로운 것은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애플은 24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4년간 미국에 5000억달러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계획에는 ▲텍사스주 휴스턴에 AI 서버 조립 공장을 신설하고 ▲첨단 제조 기금 규모를 기존 50억달러에서 100억달러로 확대하며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 AI 및 스마트 제조 아카데미 개설하는 안 등이 포함됐다. 이를 통해 연구 개발과 실리콘 엔지니어링, AI 분야 등에 집중한 신규 일자리 2만개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이번 발표가 새로운 투자라기보다 기존 계획의 연장선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애플이 이미 예정된 투자 계획을 재포장한 것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애플은 지난 4년간 운영 비용과 자본 지출로 약 1조1000억달러를 투입했으며, 향후 4년간 약 1조3000억달러를 지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중 북미 지역에서 발생하는 매출과 비례해 미국 내 투자 규모를 추정할 경우, 약 5050억달러로 이번 발표와 거의 일치한다는 것이다. 즉, 애플이 어차피 지출해야 하는 비용을 투자 계획으로 포장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또 일부에서는 이번 발표가 미국의 중국 관세 정책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조치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이번 발표가 지난 20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팀 쿡 애플 CEO의 백악관 회동 직후 나온 점이 주목된다. 애플은 아이폰 등 대부분 제품을 중국에서 생산하는 만큼, 관세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트럼프 행정부의 입맛에 맞는 투자 계획을 발표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애플은 과거 트럼프 행정부 1기에서도 미국 내 투자 확대를 조건으로 관세 면제 혜택을 받은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 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애플이 역대 최대 규모인 500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결정했다"라며 쿡 CEO에게 감사를 표했다.
한편, 중국 빅테크 기업인 알리바바도 향후 3년간 AI 및 클라우드 인프라에 520억달러(약 74조원)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알리바바가 지난 주 콘퍼런스콜에서 밝힌 "지난 10년 간 클라우드 및 AI 컴퓨팅에 투자한 금액을 뛰어넘는 수준"이라는 내용에 구체적인 수치를 더한 것이다.
이처럼 중국에서도 딥시크 등장 이후 빅테크들의 대규모 투자 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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