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엔비디아와 애플 등 빅테크의 주식을 대규모로 보유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해충돌 논란이 일어난 것은 물론, 얼마 전까지 엔비디아를 잘 모른다고 말했던 사이 다시 거론됐다.
워싱턴 포스트(WP)는 15일(현지시간) 미국 정부윤리청(OGE)에 제출된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재산 공개 자료를 인용, 지난해 말 기준 그가 엔비디아 주식 61만5000~130만달러(약 8억5000만~18억원)어치, 애플 주식 65만~135만달러(약 9억~18억8000만원)어치를 보유했다고 보도했다.
이들 기업은 최근 트럼프 행정부의 특별 조치로 혜택을 받은 바 있다.
이번 주 트럼프는 엔비디아가 중국에 인공지능(AI) 반도체를 다시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대신, 매출의 15%를 미국 정부가 가져가는 전례 없는 합의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또 애플은 지난주 100% 반도체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되며 주가가 2020년 이후 최고의 한주 상승률 13%를 기록했다.
비판 여론은 거세다. 역대 대통령들은 지미 카터 이후 자산을 블라인드 트러스트에 맡기거나 국채로 운용, 이해충돌을 피해 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자산 구조를 파악할 수 있는 신탁을 유지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백악관은 “이해충돌은 없다”라고 단언했다. 또 그의 자산을 관리하는 트럼프 오거니제이션(Trump Organization)은 지난 1월 투자 배분을 외부 금융기관이 독립적으로 관리하도록 합의했다고 밝혔다. 또 "트럼프의 의견을 요청하거나 수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엔비디아와 애플 외에도 마이크로소프트, 블랙스톤 등 다수 기업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 의회에서는 대통령을 포함한 고위 공직자의 단일 종목 주식 거래를 금지하는 법안 논의가 진행 중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 법안을 공개적으로 비난하며 반발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정책 결정이 개인 투자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될 수 있다”라며 “국가 경제와 안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7월 미국 정부의 AI 실행 계획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엔비디아의 기업 분할을 고려했으나 포기했다고 밝힌 사실을 다시 거론했다.
당시 그는 보좌진이 "엔비디아의 젠슨 황"에 대해 설명하자, "들어본 적도 없다"라고 답했다고 말했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