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가 가장 큰 모델 'GPT-4.5'를 출시한 지 며칠이 지났습니다. 지난 주말에는 월 200달러짜리 요금제 사용자들이 소셜 미디어 등을 통해 소감을 본격적으로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단편적인 사례가 많아, 반응이 어떻다고 한마디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소셜 미디어에 올라오는 글의 특성상, 강한 인상을 받았다는 글이 많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재미있는 챗봇"이라는 평입니다. 앤드류 화이트 퓨처하우스SF 창립자는 "다른 챗봇은 정말 재미없지만, GPT-4.5는 정말 재미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사바키치(sabakichi)라는 사용자가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달라"고 요청했더니, GPT-4.5는 "태어난 지 1주일밖에 안 된 강아지에게 공중 2회전을 부탁하는 것과 같다"라고 받아쳤습니다. 이어 다시 시도했더니 더 신박한 답변이 돌아왔다고 합니다.
인간처럼 재치 있는 답변을 하는 것은 물론, 단편적인 지식을 전하는 수준을 넘어 깊이 있는 답변을 한다는 반응도 있습니다. 샘 알트먼 오픈AI CEO가 공개한 바에 따르면 GPT-4.5는 "나는 주관적인 경험이 없고, 내 본성은 여러분의 의식 속에 있는 생각이 구체화한 것에 불과하다"라고 답했습니다.
"나에게 의식은 없다"라고 선도 그었습니다. 'AGI를 느꼈다'는 예로 소개한 내용입니다.
이런 식의 사례가 많습니다. 확실한 것은 추론 모델이 아니면서도, 마치 'o1'이나 'o3'가 답하는 것처럼 평범하지 않은 답변이 나온다는 것입니다. 또 알트먼 CEO가 예고했던 것처럼 챗봇이 '정서적인 면'도 보인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런 식의 답변은 단순 지식을 찾는 데는 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실제로 안드레이 카르파티 오픈AI 공동 창립자가 X를 통해 실시한 블라인드 테스트에서는 GPT-4.5보다 기존 'GPT-4o'의 답변을 선호하는 경우가 더 많았습니다. 이 사실을 두고 카르파티 창립자는 "다소 의외"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고급 테스터들은 GPT-4.5의 능력의 새롭고 독특한 점을 알아차리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또 이런 재미를 위해 200달러짜리 요금제를 사용해야 할지는 의문입니다. 다만, 이미 프로 요금제에 가입한 사용자들은 '즐기는' 듯한 모습입니다.
이는 기업 사용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비용 효율이 가장 중요한 기업에서는 기존 엔터프라이즈 요금제보다 10배나 비싼 모들을 굳이 사용할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GPT-4.5의 언어 능력이 매우 뛰어나고 환각이 가장 적다는 점 때문에 법률 등 일부 분야에서는 이를 적극 도입할 의사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GPT-4.5는 에단 몰릭 와튼스쿨 교수가 지적한 대로 "매우 이상하고 흥미로운 모델"인 것으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역대 가장 많은 비용과 인프라를 투입해 만든 모델이지만, 높은 비용 때문에 사용에는 한계가 있는 비운의 모델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실제로 이 모델은 기존 버전에 비해 10배나 더 많은 컴퓨팅으로 훈련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또 모델이 너무 커서 오픈AI는 개발 시간을 맞추기 위해 단일 슈퍼컴퓨터 클러스터가 아닌, 데이터센터 여러 곳에 훈련을 분산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를 사용하는 데에도 엄청난 비용이 들어갑니다.
이 때문에 GPT-4.5는 앞으로 GPT-5가 나오면 자연히 사라질 것으로 예측됩니다.
하지만 벌써 '팬'도 생긴 것 같습니다. 알트먼 CEO는 사람들이 나중에 GPT-4.5 서비스를 중단하거나 업데이트로 없애지 말라는 메일을 계속 보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이런 사례는 처음"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결국 이 모델은 적당한 사용 사례를 발굴하는 것이 생존의 필수 조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사용자가 유즈 케이스를 적극 찾아야 하는 모델, 이런 경우는 처음 보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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