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시(시장 노관규)는 조선시대 순천을 대표하는 건축물인 '순천 환선정 현판'이 전라남도 유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고 밝혔다. 

이번 지정은 환선정이 가진 역사적 의미와 함께, 서예사적 가치와 이순신 장군의 행적을 되새기는 중요한 계기가 될 전망이다.

순천 환선정 현판 1613년(배대유) (사진=순천시)
순천 환선정 현판 1613년(배대유) (사진=순천시)

환선정은 1543년 순천부사 심통원이 동천 인근에 건립한 정자로, 활쏘기 연습과 정무 공간으로 사용되었다. 

이번에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현판은 두 점으로, 각각 1613년 배대유 선생과 1886년 순천부사 이범진이 쓴 것이다.

배대유(裵大維) 현판(1613년 제작)은 가로 130cm, 세로 55cm 크기로 ‘환선정(喚仙亭)’ 세 글자를 초서, 행서, 해서의 세 가지 서체로 썼다.

편액에 다양한 서체를 활용하는 것은 매우 드문 사례로, 서예사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범진(李範晋) 현판(1886년 제작)은 가로 340cm, 세로 120cm로, 일반 현판의 3배 크기를 자랑한다. 

초서로 쓰인 글씨는 필획의 부드러움과 웅장한 기운을 담고 있어, 이범진의 창의적 예술성을 보여준다. 

또한, 이범진은 대한제국 초대 러시아 공사로, 1907년 헤이그 특사 활동을 지원한 애국지사이기도 하다.

환선정은 『난중일기』에도 기록된 장소로, 이순신 장군이 활쏘기를 수련했던 곳으로 전해진다. 

이는 환선정이 단순한 정자가 아니라 조선 수군의 훈련과 전략적 구상의 공간으로 활용되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현판의 문화유산 지정은 이순신 장군의 업적을 기리고, 후대에 그 정신을 전승하는 의미를 지닌다.

1900년대 초 순천 환선정 (사진=순천시)
1900년대 초 순천 환선정 (사진=순천시)

현판의 문화유산 지정 사례

전국적으로 역사적 가치가 있는 현판이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사례는 많다.

대표적으로 전라남도에서는 이번 순천 환선정 현판 외에도 곡성 태안사 금고와 사적기 일괄 등이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이는 현판이 단순한 건축 부속물이 아니라, 시대적 기록과 예술적 가치를 지닌 중요한 유산임을 보여준다.

이순신 장군의 발자취를 기리는 문화유산과 행사는 전국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충청남도 아산 현충사는 이순신 장군의 영정을 모신 사당으로, 매년 4월 28일 탄신일에 추모 행사가 열린다.

전라남도 여수 거북선 대축제는 거북선을 제작한 곳으로, 이를 기념하는 축제가 40년간 이어져 오고 있다.

경상남도 통영 한산대첩축제는 한산도 대첩을 기념하는 축제로, 다양한 문화행사와 퍼레이드가 열린다.

이러한 유산과 행사는 이순신 장군의 정신을 후대에 전하며, 지역 문화와 역사 교육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노관규 순천시장은 "이번에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순천 환선정 현판은 서체가 웅건하고 활달하며, 크기가 대형이라 서예사적ㆍ역사적ㆍ예술적 가치를 인정받았다"며 "앞으로 이를 활용한 다양한 콘텐츠 개발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환선정 현판의 문화유산 지정은 단순한 보존을 넘어, 이순신 장군의 역사적 흔적을 재조명하고 그 정신을 기리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이를 통해 지역 사회는 물론, 전국적으로도 역사와 문화의 가치를 공유하고 보존하는 노력이 이어지길 기대한다.

양준석 기자 kailas21@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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