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딥마인드가 기술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인공지능(AI) 연구 공개를 제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이낸셜 타임스(FT)는 1일(현지시간) 전·현직 구글 연구원들을 인용, 딥마인드가 AI 연구 논문 발표를 어렵게 만드는 새로운 검토 절차를 도입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딥마인드는 경쟁사가 활용할 수 있는 혁신적인 연구 결과를 외부에 공개하는 것을 점점 꺼리고 있다. 이번 정책 변화로 인해 생성 AI와 관련된 주요 논문은 최대 6개월간 발표가 보류되며, 연구원들은 여러 단계의 심사를 거쳐야만 논문을 공개할 수 있게 됐다.
이는 딥마인드가 AI 연구의 외부 유출을 방지하면서 상업적 이익과 기술 주도권을 유지하려는 전략을 본격화한다는 분석이다.
일부 연구원들은 “연구자로서 논문을 출판하지 못하면 경력에 큰 타격을 입는다”라며 “특히 생성 AI 관련 연구는 발표 자체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내부에서는 논문 발표 제한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으며, 일부 연구원들은 이에 반발해 회사를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한 현직 연구원은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트랜스포머 논문을 공개적으로 발표하는 일은 상상하기 어렵다”라고 밝혔다. 구글 연구진이 2017년 발표한 ‘트랜스포머’ 논문은 오늘날 대형언어모델(LLM)의 기반이 되며 생성 AI 붐을 일으키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하지만 이를 바탕으로 '챗GPT'를 개발한 오픈AI 등 경쟁사가 빠르게 기술을 발전시키며, 구글이 AI 경쟁에서 선두를 내줬다는 것이다.
또 딥마인드는 AI 모델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가 포함된 논문도 발표를 꺼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를 들어, 구글의 ‘제미나이’가 오픈AI의 'GPT-4'보다 성능이 떨어진다는 내용을 담은 논문은 발표가 금지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에 대해 딥마인드는 “여전히 매년 수백편의 논문을 발표하며 주요 학회에 기여하고 있다”라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 지난 2023년 챗GPT가 출시된 뒤 구글 내부에서는 기술적인 '해자'가 없다는 내부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특히 이번 조치는 딥마인드의 데미스 허사비스 CEO가 구글 AI 조직을 총괄 지휘한 이후부터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