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지난해 인공지능(AI) 투자 및 모델 수에서 중국을 크게 앞질렀다. 그러나 중국은 딥시크 등 오픈 소스를 중심으로 모델 성능 면에서 미국을 따라잡은 것으로 나타났다.
스탠포드대학교 인간 중심 AI 연구소(HAI)는 7일(현지시간) 글로벌 AI 현황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2025 AI 지수(Index)'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를 통해 지난해 주요 트렌드로 ▲AI 모델의 벤치마크 성능 향상 ▲기록적인 민간 투자 증가 ▲주요 AI 모델 및 연구 증가 ▲AI 모델의 효율성 증가 ▲각국 정부의 규제 및 투자 증가 등을 꼽았다.
특히 미국과 중국 주도로 펼쳐지는 글로벌 AI 경쟁에 대해 집중했다.
미국은 지난해 1091억달러(약 160조6600억원)의 민간 투자를 실시, 93억달러(약 13조6950억원)에 그친 중국을 12배 이상 앞섰다. 또 미국은 에포크 AI가 선정한 '주목할 만한 모델(Notable Model)' 40개를 개발, 중국의 15개를 크게 앞섰다.
그러나 중국은 모델 성능에서는 미국을 거의 따라잡은 것으로 나타났다. MMLU와 MMMU, 매쓰(MATH), 휴먼이벨(HumanEval) 등의 벤치마크에서 2023년 말에는 미국에 각각 17.5, 13.5, 24.3, 31.6%로 뒤처졌지만, 2024년 말까지 0.3, 8.1, 1.6, 3.7%로 격차를 좁혔다.
특히 인간 선호도를 측정하는 LMSYS에서 딥시크-R1은 오픈AI와 구글에 거의 따라붙었다는 점이 강조됐다.
이는 오픈 소스의 약진으로 이어졌다. 2024년 1월 LMSYS에서 8.04% 차이로 폐쇄형에 뒤졌던 오픈 소스 모델은 올해 2월에는 격차를 1.7%까지 좁혔다.
결과적으로 미국은 양으로 밀어붙였으나, 딥시크 하나로 차이를 크게 좁힌 것으로 볼 수 있다.
미국과 중국 외 국가들을 분석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 거의 모든 분야에서 규모가 10분의 1 이하 수준이라, 의미 있는 추이라고 볼만한 내용이 드물다.
특히 지난해 보고서에서 국내는 단 한개의 주목할 만한 모델도 내지 못해 비판이 일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LG AI연구원의 '엑사원 3.5'가 이름을 올렸다. 엑사원 3.5는 지난해 12월 출시됐으며, 지난 2월 에포크 AI의 주목할 만한 모델에 선정됐다.
보고서에서 눈에 띄는 항목은 최근 2년간 모델의 성능과 비용이 엄청난 속도로 발전했다는 것을 수치화한 점이다.
2022년 MMLU에서 60% 이상의 점수를 기록한 가장 작은 모델은 5400억 개의 매개변수를 가진 구글의 '팜(PaLM)'이었다. 그러나 2024년에는 38억개의 매개변수인 마이크로소프트의 '파이-3-미니'가 같은 성능을 보였다. 이는 2년 만에 매개변수가 142배나 감소한 것이다.
또 2022년 11월 등장한 'GPT-3.5' 수준으로 작동하는 AI 시스템의 서비스(추론) 비용이 2년 뒤인 2024년 10월에는 280배 이상 감소했다. 이처럼 하드웨어 비용은 매년 30% 감소했고 에너지 효율성은 매년 40%씩 향상됐다.
이밖에 2024년에는 78%의 글로벌 조직이 AI를 사용한다고 보고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55% 증가한 수치다.
임대준 기자 ydj@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