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과 예술의 집약체, 디지털 시대에 다시 읽는 문화유산의 힘

전라남도 곡성군 태안사에 있는 '적인선사탑'이 61년 만에 보물에서 국보로 승격되며, 15일 국가유산청 주관으로 국보 지정 기념행사가 열렸다.

전남 곡성 태안사 적인선사탑. (사진=곡성군)
전남 곡성 태안사 적인선사탑. (사진=곡성군)

이번 행사는 태안사 현지에서 열렸으며, 최응천 국가유산청장, 조상래 곡성군수, 지역 국회의원, 태안사 주지 스님과 신도, 주민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국보지정서 전달과 지역 무형문화재 축하공연, 산사음악회 등이 함께 진행됐다.

곡성 태안사 적인선사탑은 통일신라 말 고승 혜철이 당나라에서 선법을 배우고 돌아와 형성한 '동리산문'의 정신적 상징이자 유골이 안치된 석조 부도탑이다.

이번 국보 지정은 1963년 보물 지정 이후 61년 만이다.

특히 이 부도탑은 팔각원당형의 전형적인 구조를 갖추고 있으며, 기단과 탑신, 옥개석의 조화로운 비례와 예술성이 탁월하다. 

전통한옥의 지붕 곡선을 섬세하게 재현한 옥개석, 사자상과 사천왕상의 섬세한 양각 표현 등은 조형미와 기술적 완성도를 높게 평가받는다.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이 15일 전남 곡성군 태안사에서 열린 곡성 태안사 적인선사탑 국보 지정 기념식에서 태안사 주지 각초 스님에게 국보 지정서를 전달한 뒤 기념촬영 하고 있다. (사진-국가유산청)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이 15일 전남 곡성군 태안사에서 열린 곡성 태안사 적인선사탑 국보 지정 기념식에서 태안사 주지 각초 스님에게 국보 지정서를 전달한 뒤 기념촬영 하고 있다. (사진-국가유산청)

AI 시대, 왜 문화유산이 더욱 중요한가

디지털 전환과 인공지능이 일상을 지배하는 시대, 수천 년을 견뎌온 문화유산은 인간 고유의 창조성과 예술적 깊이를 상기시킨다. 

AI는 데이터를 학습하고 모방하지만, 조형의 미묘한 비율과 종교·정신성까지 아우른 석조 조각물의 의미를 창조하지는 못한다.

따라서 전통문화유산은 AI 시대의 윤리와 정체성, 인간다움의 기준이자 대조의 거울이 된다. 더 나아가, 지역의 역사와 이야기를 품은 유산은 지역문화 활성화의 원동력으로 작용한다.

국가유산청은 "문화유산이 단순한 보존 대상이 아닌 현재와 미래를 잇는 자산으로서 지역사회에 활력을 불어넣길 바란다"며, "곡성군·태안사와 함께 체계적 관리와 활용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양준석 기자 kailas21@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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