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출판된 두권의 책을 통해 젠슨 황 엔비디아 CEO의 철학과 업무 스타일이 주목받고 있다. 그는 사람이 아닌 임무, 즉 회사의 사명에 집중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있으며, 이 때문에 모든 조직원은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원칙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21일(현지시간) 올해 출판된 '생각하는 기계: 젠슨 황, 엔비디아, 그리고 세계에서 가장 탐내는 마이크로칩'과 '엔비디아의 길: 젠슨 황과 기술 대기업의 탄생'이라는 책과 관계자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그의 업무 스타일과 성격 등을 분석했다.
우선 '생각하는 기계'의 저자인 스티븐 위트는 "기본적으로 엔비디아의 모든 구성원은 자신의 업무에 직접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또 '엔비디아의 길'을 지은 태 킴은 이 회사가 '사명이 상사다'라는 확고한 좌우명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극도의 책임감을 요구하는 방식 때문에 엔비디아는 엄청난 확장과 높은 연봉, 뛰어난 복리후생, 그리고 재택근무 장려 정책에도 불구하고 긴장감을 늦추지 않는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직 직원은 "모든 구성원이 황 CEO에게 자신의 업무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할 준비를 해야 한다"라며 "수많은 프로젝트 중 디테일한 면까지 찾아내는 그의 능력은 놀랍다"라고 밝혔다.
또 회의에서는 가차 없는 질문과 반박이 이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초창기 엔비디아 엔지니어로 일한 한 직원은 "젠슨은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용납하지 않는다"라며 "단순히 뭔가 잘못했다고 지적하는 것이 아니라, 이기적인 잘못을 저질렀다는 말이 나온다"라고 전했다.
이런 불관용 정책 때문에 사내에서는 '정치'가 존재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회사의 사명은 변할 수 있지만, 상사가 아닌 모두가 사명을 위해 헌신한다면 회사는 번영할 것이라는 것이 엔비디아의 철학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2014년 어느 금요일 밤 황 CEO는 전사적으로 보낸 이메일에서 머신러닝에 집중할 뜻을 밝혔고, 다음 주 월요일부터는 AI 회사가 됐다고 전해졌다.
또 그는 하루 100통이 넘는 메일을 보내는 것으로 알려질 만큼 빠르고 직접적이며 정력적인 운영 방식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빛의 속도'라고도 자주 표현한다. 한 전직 이사는 "그가 언제 자는지도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직원들의 업무 시간도 주 60시간이 일반적이지만, 80시간을 넘는 경우가 빈번하다. 또 재택근무를 선호하는 데, 이는 효율을 우선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엔비디아에서는 일을 게을리하면, 즉시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된다는 것이다. 재택근무를 하지만 "숨을 곳이 없다"라는 말도 나왔다.
하지만 이런 하드코어 문화에도 불구하고 이 회사는 2008년 이후 해고가 단 한번도 없었고, 지난 2년간 이직률도 5% 미안에 그쳤다. 기술 업계의 연평균 이직률이 20% 미만인 것은 주목할 만한 일이라는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엔비디아의 직원 수는 2003년 이후 약 20배로 증가했으며, 주가 급등과 낮은 이직률 덕분에 장기 근속자가 많이 늘었다. 또 평균 급여는 실리콘 밸리 최고급으로 꼽히는 마이크로소프트 등을 능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대준 기자 ydj@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