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의 '라마'는 지난 2023년 3월 등장한 이후 오픈 소스 AI의 대명사로 통했습니다.
특히 지난해 4월 공개된 '라마 3'는 그동안 폐쇄형 모델보다 떨어진다는 오픈 소스의 한계를 넘어, 당시 'GPT-4'나 '제미나이'에 맞먹는 성능으로 화제가 됐습니다. 당시 마크 저커버그 CEO는 이런 기세를 타고 오픈 소스가 폐쇄형을 무너뜨릴 것이라고 공언한 바도 있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말부터 상황이 많이 변했습니다. 특히 지난해 12월 출시된 '딥시크-V3'는 오픈 소스 모델 중 가장 크고 강력한 성능을 발휘할뿐더러 라마 개발비의 10분의 1에 불과한 비용으로 훈련했다고 밝혀 화제가 됐습니다. 이어 올해 1월 '딥시크-R1'이 출시되며, 메타와는 다른 클래스로 올라섰습니다.
이후 오픈 소스 전통 강자인 알리바바가 10여개의 모델을 잇달아 출시하며 딥시크를 능가했다고 주장하는 등 중국 AI 기업의 오픈 소스 출시 폭풍이 몰아쳤습니다. 특히 이들은 딥시크나 오픈AI의 모델이 타깃으로 내세웠는데, 라마는 거론조차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당시에는 메타가 개발 중인 '라마 4'가 나오면 양상이 바뀔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메타는 지난 5일(현지시간) 라마 4를 출시하며 역전에 나섰습니다. 특히, 딥시크가 아직 도입하지 않은 멀티모달 기능을 강조했습니다. 또 딥시크를 벤치마킹, 전문가 혼합(MoE)을 도입하고, 컨텍스트 창도 역대 최대 규모인 1000만토큰으로 확장하는 등 오픈 소스 최고를 되찾겠다는 의지가 엿보였습니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미적지근하고, 대신 벤치마크 결과가 조작됐다는 것이 화제가 됐습니다. 무엇보다 최근 트렌드인 추론 기능이 없다는 것이 큰 약점으로 꼽혔습니다.
그래서 29일 열린 메타의 첫 AI 전문 컨퍼런스 '메타콘'에 큰 기대가 모였습니다. 역시 가장 많았던 예측은 추론 모델을 내놓으리라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날에는 라마 4를 다운로드 대신, API로 제공한다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즉, 이제부터는 서비스 회사 역할도 하겠다는 것입니다. 기술적으로 주목할 만한 내용은 없었습니다.
또 마크 저커버그 CEO는 이날 대담에서 "폐쇄 모델 공급자에 맞선 싸움에서 딥시크와 알리바바 등 오픈 소스 AI 연구소에 힘을 모으겠다"라고 밝혔습니다. 오픈 소스 최강을 되찾겠다는 말은 없었습니다. 오픈AI가 얼마 뒤 오픈 웨이트 모델을 출시하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합니다.
메타는 요즘 꽤 바쁜 것으로 보입니다. 파운데이션 모델 구축 말고도 관련 사업이 부쩍 늘어났습니다. 최근에는 소비자용 '메타 AI' 챗봇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날에도 메타 AI를 별도 모바일 및 웹 앱으로 출시한다고 발표했으며, 라마 4에 음성 기능을 집어넣은 것도 같은 이유에서입니다.
여기에 스마트 안경을 올해 3종 추가하고 판매를 지난해 5배로 늘리는 데 집중하겠다고 예고했습니다. 얀 르쿤 메타 수석과학자도 잠잠합니다. 그는 월드모델(LWM) 개발에 집중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과정에 메타의 전 현직 직원들은 최근 포춘과의 인터뷰에서 메타의 AI 연구실이 "서서히 죽어가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또 메타의 AI 연구 조직을 이끌었던 조엘 피노 메타 AI 연구 책임자는 회사를 떠난다고 선언했습니다.
메타는 이날 라마의 누적 다운로드가 한달새 2억건이나 늘어난 12억건이 됐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매체들의 반응은 거의 없습니다. 이슈의 중심에서 밀려난 느낌입니다.
사실 소비자용 모바일 앱이 됐든, 스마트 안경이 됐든 사람들이 메타와 같은 주요 AI 기업에 기대하는 것은 '혁신성'입니다. 이제는 단지 기존 모델보다 성능이 조금 좋아졌다고 박수를 보내지는 않습니다. 메타는 여기에 못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딥시크의 영향이 큽니다. 이후 등장한 주요 모델들은 반응이 예전만 못합니다. 오픈AI도 'GPT-4.5'와 'GPT-4.1' 'o3' 'o4-미니' 등을 줄줄이 내놓았지만, 이전처럼 강한 임팩트를 주지는 못했습니다. 그보다는 '챗GPT'의 네이티브 이미지 생성이 더 화제였습니다.
물론, 이런 점은 딥시크에도 부담이 될 것입니다. 전날에는 '딥시크-R2'에 관한 루머가 인터넷에 공개됐는데, 여기에는 주목할 만한 내용이 꽤 있습니다.
이게 사실인지는 곧 밝혀지게 될 것입니다.
이어 29일 주요 뉴스입니다.
■ 오픈AI, 챗GPT 검색에 '쇼핑' 신설...구글과 경쟁 준비
챗GPT에서 쇼핑까지 가능한 기능이 추가됐습니다. 앞으로 '메모리' 기능을 통해 구매 내역은 물론, 개인 관심사나 일정 등을 모두 알고 있는 챗봇이 구매를 제안한다면 파괴력은 꽤 클 것으로 보입니다.
■ 알리바바, 대표 오픈 소스 모델 ' 큐원 3' 공개...MoE·하이브리드 등 트렌드 반영
알리바바가 간판 모델 큐원 3를 공개했습니다. 최근 유행하는 첨단 기능을 모두 붙였는데, 그리 두드러진 면은 보이지 않습니다. 이게 다 딥시크로 인해 눈이 높아진 탓입니다.
■ 알트먼 "새로운 챗GPT, 아첨 심해...수정할 것"
최근 가드레일 조정 이후 챗GPT의 말투나 태도가 변했다는 지적이 잇따르더니, 알트먼 CEO가 이를 인정하고 수정한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챗봇의 아부가 심해졌다고 털어 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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