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UNDP)
(사진=UNDP)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나 '굿닥터' 등 드라마를 통해 자폐인들이 어떤 곤란을 겪는지는 많이 알려진 편입니다. 전문가들은 자폐증 환자들이 일반적으로 암묵적인 규칙과 지침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 혼란스럽거나 어색한 사회적 상호 작용을 겪는다고 말합니다.

이 가운데 26일(현지시간) 워싱턴 포스트는 자폐인들이 인공지능(AI)을 통해 어색하거나 혼란스러운 사회적 상호작용을 극복한다는 내용을 소개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캐나다에 거주 중인 34세의 테론 피어스라는 남성은 한 방과 후 프로그램에서 아이들에게 첼로를 10개월 동안 가르치며 잘 해나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어느 날 해고 통지서를 받게 됐습니다.

자폐증 때문에 긴 직장 생활을 해 본 적이 없고, 직장에서 사람들과 소통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그는 당혹감과 상처에 휩싸여 왜 해고됐는지 이해하기 어려웠다고 밝혔습니다. 그래서 상황을 입력하면 사회적 상황에서 잘 드러나지 않는 미묘한 뉘앙스를 해석해 주는 '오티스틱 번역기(Autistic Translator)'라는 AI 도구를 활용했습니다.

상황을 입력하자, AI는 피어스가 학생들에게 끊임없이 질문하고 피드백을 구하는 것을 무능함으로 해석했다는 답을 내놓았습니다.

그는 "정말 눈이 뜨이는 경험이었다"라며 특히 표정이나 감정이 전혀 드러나지 않는 AI의 피드백을 접하니 이해가 수월해졌다고 덧붙였습니다.

유엔개발계획(UNDP)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의 약 1%에 해당하는 7500만명 이상이 현재 자폐 스펙트럼 장애 진단을 받고 있습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미국 성인의 2% 이상, 즉 500만명 이상이 자폐증 진단을 받았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자폐인의 85%가 취업에 실패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AI는 새로운 고용 기회를 열어주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오티스틱 번역기 외에도 '고블린 툴(Goblin Tools)'과 '포멀라이저(The Formalizer)'라는 AI 도구도 있고, 미국 스타트업 멘트라와 같은 곳은 AI를 활용해 신경 다양성을 가진 사람들에게 적합한 일자리를 연결해 줍니다. 

일부 자폐증 연구자들은 AI가 자폐증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측하며, 다른 치료 도구의 훌륭한 보조제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엘리자베스 로지슨 UCLA 교수는 "자폐인 번역기와 같은 도구들은 특히 도움이 된다. AI 도구는 일반적인 규칙에 따라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AI 도구가 상호작용이나 사건에 대한 이해를 증진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말입니다.

또 자폐인들은 특정한 상황에서 전체적인 그림을 이해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가족들은 단순히 "개를 데리고 밖에 나가라"라는 말도 구체적으로 "개를 산책시킨 뒤 돌아와라"라고 말해줘야 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런 AI 도구가 정확하게 가족들이 했던 것과 같은 내용으로 말을 해석해 줬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이런 AI 도구는 의료진의 조언을 바탕으로 개발되는 것이 일반적이며, 자폐증 관련 학술 연구 결과와 온라인 포럼의 답변 등을 학습합니다. 오티스틱 번역기를 개발한 마이클 대니얼 창립자 역시 자폐증과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를 앓고 있습니다. 그는 "챗봇의 즉각적인 답변은 사용자에게 도움이 된다"라며 "덕분에 평소보다 훨씬 빨리 상황을 처리할 수 있고 감정적인 괴로움이 덜어졌다"라고 말했습니다.

(사진=autistictranslator)
(사진=autistictranslator)

브램 드 바이저 고블린 툴즈 창립자는 AI 도구의 장점으로 인간과 달리 챗봇은 답변하는 도중 짜증을 내거나 지치지 않는다는 것을 들었습니다. 그는 "AI는 지치지 않고 좌절하지도 않으며, 이상하거나 부적절하다고 생각할 만한 질문을 한다고 해서 사용자를 판단하지 않는다"라고 말했습니다.

물론, AI 도구는 아직 불완전합니다. 또 자폐인들은 전체적인 상황을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AI는 사용자의 상황 이해에 의존하기 때문에 부정확한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는 AI로 인해 가장 중요한 자신감을 찾는 데 도움이 된다는 말입니다. 피어스는 AI의 답변을 통해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다는 확신을 얻었고, 친구와 대화를 시작할 자신감을 얻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나는 대화할 준비가 됐다고 느낀 경우가 거의 없었다"라며 "AI의 답변은 확신과 안도감을 줬다"라고 말했습니다.

국내에도 비슷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네이버는 지난해 12월 '널리 웨비나'를 개최, 다양한 이용자를 위한 AI 기술의 중요성과 접근성 개선 사례를 공유했습니다. 지난해가 12번째 행사였습니다. 

여러 기업에서 비슷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또 자폐 조기 진단에 AI를 활용하는 것을 넘어 대형언어모델(LLM)을 활용한 제품도 출시되고 있습니다.

이어 주말 주요 뉴스입니다.

2년 전 인기였던 프롬프트 엔지니어, 지금은 어떻게 됐나..."직무에서 역량으로"

한때 억대 연봉으로 관심을 모았던 프롬프트 엔지니어가 이제는 거의 사라졌다는 내용입니다. 이는 AI 기술의 발전과 직장에서의 교육 덕분이라는 것입니다.   

(사진= MS)
(사진= MS)

MS, 논란의 '리콜' 기능 1년 만에 정식 출시..."보안 문제 해결"

PC에서 내가 한 일을 모두 기억해 주는 리콜 기능이 우여곡절 끝에 출시됐습니다. 그만큼 보안이나 안전 문제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는 설명입니다. 

아모데이 "AI '블랙박스' 해석에 집중...오픈AI·구글도 동참해야"

앤트로픽 CEO가 AI의 작동 원리를 해명하는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며, 다른 기업들의 동참을 요구했습니다. 이 회사는 AI 안전을 유독 강조한 데 이어, 최근에는 'AI 복지'에 관한 연구도 시작했습니다.

AI타임스 news@aitimes.com

관련기사
저작권자 © AI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