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리야 수츠케버 SSI 창립자와 미라 무라티 싱킹 머신 랩  CEO
일리야 수츠케버 SSI 창립자와 미라 무라티 싱킹 머신 랩  CEO

일리야 수츠케버와 미라 무라티의 새로운 스타트업은 미국에서 큰 관심의 대상입니다. 오픈AI 수석 과학자와 최고 기술책임자(CTO)를 역임했던 이들이 지난해 5월과 8월 회사를 떠나자, 실리콘 밸리 투자자들의 러브콜이 쏟아졌습니다.

그 결과 수츠케버의 SSI는 지난해 9월 50억달러의 기업가치로 10억달러를 유치한 데 이어, 이달 초에는 320억달러가치로 20억달러를 모으는 데 성공했습니다. 10개월 만에 무려 30억달러를 모금하며, 기업 가치는 이 분야에서 몇년간 사업을 해온 코히어 등과 맞먹는 수준으로 뛰어올랐습니다.

무라티의 싱킹 머신 랩은 한술 더 떠 벤처 업계 사상 최대 규모의 시드 투자를 노리고 있습니다. 이달 초 소식에 따르면 최소 100억달러 가치로 20억달러에 달하는 시드 투자를 추진 중입니다.

'AI의 대모' 페이페이 리 교수의 월드랩스가 지난해 9월 공개한 시드 투자 규모가 2억3000만달러라는 것을 감안하면, 무라티에 모이는 기대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 회사에는 무라티 말고도 오픈AI의 핵심 멤버들이 다수 합류한 상태입니다.

그런데 수츠케버와 무라티의 회사에 투자하지 않겠다고 밝힌 주요 투자자들이 나타나 눈길을 끕니다. 

28일(현지시간) 디 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이날 뉴욕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세계적인 벤처 투자사인 피델리티와 아트레이드 매니지먼트의 관계자들은 이런 회사들이 오픈AI나 xAI 등을 따라잡기 너무 늦었다고 밝혔습니다. 

개빈 베이커 아트레이드 매니징 파트너는 오픈AI와 xAI, 구글 등 선두 그룹은 ▲기존 AI 모델 ▲새로운 데이터를 제공하는 수많은 사용자 ▲모델 개선과 서비스 확대를 위한 슈퍼컴퓨터라는 세가지 핵심 요소를 갖추고 있다는 것을 이유로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무라티나 수츠케버가 설립한 신생 스타트업에는 투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들은 여전히 초기 시설 투자가 많이 필요하고, 사용자 저변을 확대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이유입니다.

카린 프론츠케 피델리티 파트너도 이에 동의했습니다. 한술 더 떠 "이들 기업에 역전의 기회는 없다"라고 못 박았습니다.

베이커 파트너는 "인프라를 직접 소유하지 않았다면 이미 늦은 것"이라며 "다른 기업을 따라잡기는 어려울 것 같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기술 투자가 그동안 유리했던 이유는 비용이 매우 낮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AI는 매우 다르다. 한계 비용이 매우 높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동안 기술 산업은 제조업과 달리 초기 투자가 크지 않고 핵심 인력과 차별화된 아이디어가 있으면 빠른 성장이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AI는 인프라'라는 벽이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오픈AI는 5000억달러 규모의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인 '스타게이트'를 추진하고 있고, 일론 머스크 CEO의 xAI는 '콜로서스'에 GPU 100만장을 투입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입니다.

특히 xAI가 프론티어급 AI 회사로 떠오른 것은 세계 최대 규모의 AI 인프라인 콜로서스 때문입니다. 사실 '그록'은 혁신이라고 부를 만한 기술적인 발전을 이뤄낸 것으로 보기에는 어렵습니다. 대신 인프라 하나로 첨단 모델 선두 그룹에 포함됐다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콜로서스 내부 (사진=xAI)
콜로서스 내부 (사진=xAI)

이날 토론에 나선 두 사람도 이런 점에 동의하며 xAI에 낙관적인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런 AI 시설과 그동안 축적한 데이터로 인해 테슬라의 자율주행도 기대가 된다고 밝혔습니다. 테슬라의 자율주행은 아직 기대에 크게 못 미치지만, 세계적인 시설과 데이터를 갖춘 기업이 이를 달성하지 못하면, 그 어떤 기업도 자율주행에 성공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말입니다.

물론 이들의 의견은 투자자의 입장으로, AI 스타트업의 성장에서 인프라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것을 강조하는 의견에 불과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이들의 의견을 넘어 사실이 돼가고 있습니다. 이미 상당수 AI 스타트업들은 프론티어 모델 경쟁을 포기하고 소형모델(sLM) 개발이나 기업 서비스에 집중을 맞추고 있습니다.

또 중국의 유명 AI 전문가이자 01.AI의 창립자인 이카이푸 CEO 역시 LLM 개발을 중단하고 기업 서비스에 나섰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도 LLM 개발은 이제 중국 내에서 알리바바와 딥시크, 바이트댄스 등의 전유물이 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미국에서도 수츠케버나 무라티의 스타트업 이외에 파운데이션 모델을 개발하겠다는 스타트업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1~2년 전과 달리 LLM 개발에 비용이 엄청나게 들어가며, 이를 개발한다고 해도 10억명에 달하는 '챗GPT' 사용자층을 따라잡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이 정도 사용자 규모를 갖추려면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X(트위터) 등을 보유한 메타나 머스크 CEO가 아니면 어렵습니다.

최첨단 AI 분야에서는 신규 스타트업이 치고 올라갈 가능성이 점점 낮아지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를 뒤집기 위해서는 '좋은 모델' 정도로는 부족하며, '혁신적인 모델'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딥시크가 주목받았던 것도 이 때문이었습니다.

이어 28일 주요 뉴스입니다.

(사진=오픈리서치)
(사진=오픈리서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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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타임스 news@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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