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2년 집중 지원 확정…기술고도화·상권 회복·AI 응용 기반의 경제 체질개선 절실

여수시가 정부로부터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 지정이 확정됐다.
여수시가 정부로부터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 지정이 확정됐다.

전남 여수시가 정부로부터 전국 최초의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으로 최종 지정됐다.

이는 경기 불황과 글로벌 공급 과잉에 따른 지역 석유화학산업의 침체를 사전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중앙정부가 주도하는 첫 산업위기 대응 모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4월 30일 산업위기대응 심의위원회를 열고 여수시를 선제대응지역으로 확정했다.

이에 따라 여수시는 향후 2년간 긴급경영안정자금, 지방투자촉진보조금, 정책금융 우대, 고용안정 지원, 연구개발 지원 등 전방위적 지원을 받게 된다.

정부는 정책금융기관을 통해 협력업체 및 소상공인에 대한 만기 연장 및 상환 유예, 신용보증 우대 프로그램, 그리고 고의나 중과실이 없는 경우 공무원 면책 조항까지 도입해, 금융 지원의 실효성을 높일 방침이다.

이번 지정은 여수시가 지난 3월 전라남도를 통해 산업부에 공식 신청서를 제출한 이후, 현지 실사(3월 24일) 및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국가 차원의 첫 '사전적 대응 모델'로 확정된 것이다.

여수시는 글로벌 경기 둔화와 석유화학제품 단가 하락, 설비 과잉으로 인한 매출 급감 및 고용불안을 겪고 있으며, 이는 지역경제 전반으로 파급되고 있다.

이번 지정으로 시는 석유화학산업의 기술 경쟁력 강화, 기반시설 정비, 산업 생태계 다변화를 동시에 추진할 수 있는 정책적 계기를 마련했다.

정기명 여수시장은 "정부의 지원 결정에 감사드린다"며 "이번 조치를 계기로 석유화학산업의 체질을 바꾸고 지역경제 전반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밝혔다.

단순 지원을 넘어선 실질적 회복 방안은 무엇인가?

여수시가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으로 지정되면서 정부의 각종 지원을 받게 되었지만, 단순한 자금 지원이나 일시적 정책으로는 지속 가능한 지역경제 회복을 이루기 어렵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3가지 실질적인 회복 전략이 함께 추진되어야 한다.

첫째, 석유화학산업의 기술 전환과 구조 고도화다. 여수의 주력 산업인 석유화학 분야는 현재 국제경기 둔화와 공급 과잉 등으로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 

이를 극복하려면 생산 시스템을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더 안전하고 효율적인 방식으로 바꾸는 작업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설비의 이상을 미리 감지해 사고를 막고, 에너지를 최소로 사용하면서도 품질을 높이는 생산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첨단 기술 투자와 전문 인력 확보가 필수다.

둘째, 지역 소상공인의 디지털 전환이다. 지역경제를 받치는 또 하나의 축은 소상공인이다. 이들의 경쟁력을 높이려면 단순히 자금을 지원하는 것을 넘어, 디지털 기술을 일상적인 경영에 접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매출이나 재고를 자동으로 관리하고, 고객의 구매 패턴을 분석해 할인이나 홍보 전략을 짜주는 디지털 도구들을 보급하면, 상인들은 보다 효율적으로 가게를 운영할 수 있다.

셋째, 청년 인재 육성과 일자리 연결이다. 지속가능한 지역 경제를 만들기 위해서는 지역 내에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고, 청년들이 그 자리에 정착할 수 있도록 하는 구조가 중요하다. 

특히 여수처럼 산업 중심 도시에서는 산업 현장에 바로 투입될 수 있는 실무형 인재를 지역에서 직접 길러내는 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지역 대학과 연계한 인턴십, 취업 연계 교육과정, 기술 자격증 지원 같은 프로그램이 바로 그 예다.

향후 AI기술은 여수 지역경제에 어떻게 응용될 수 있을까?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인 인공지능(AI)은 단지 IT기업의 전유물이 아니다.

제조업, 서비스업, 행정 분야 등 거의 모든 산업 영역에서 혁신의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 여수시도 이 기술을 활용해 산업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하다.

첫째, 공장 안전과 생산 효율 개선이다. AI는 공장의 설비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이상 징후를 조기에 포착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화학 공정에서 자주 발생하는 누출, 폭발 등 중대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고, 동시에 불필요한 에너지 낭비나 제품 불량률도 줄일 수 있다. 

실제로 국내외 다수의 산업단지에서 AI를 이용한 안전 모니터링 시스템이 효과를 내고 있다.

둘째, 금융 지원의 정밀성과 공정성 향상이다. 여수처럼 선제대응지역으로 지정된 곳에서는 많은 기업과 상인들이 정부 자금 지원을 받게 된다. 

이때 AI를 이용하면 기업의 매출, 고용 현황, 상환 능력 등을 분석해 가장 필요한 곳에 적절한 금액을 지원할 수 있다. 이는 자금의 낭비를 줄이고, 공정한 분배에도 도움이 된다.

셋째, 관광 및 상권 활성화를 위한 소비자 맞춤형 서비스다. 여수는 관광도시이기도 하다.

AI를 활용하면 관광객의 방문 동선과 선호도 데이터를 분석해, 각 관광객에게 맞춤형 맛집, 상점, 체험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여행자 앱에서 "혼밥 가능한 식당 알려줘"라고 입력하면 위치, 혼잡도, 후기 등을 AI가 종합 분석해 즉시 추천해주는 시스템이 가능하다.

넷째, 청년 일자리 매칭 및 교육 시스템 혁신이다. 지역에서 청년 고용을 늘리기 위해서는 '무조건 뽑기'보다는 정확히 어떤 기업에 어떤 기술이 필요한지를 파악하고, 거기에 맞는 인재를 육성하고 연결하는 일이 중요하다. 

AI는 지역 산업의 인력 수요를 분석하고, 교육생의 성향과 역량을 고려해 적합한 직무나 기업을 추천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여수시의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 지정은 전국 첫 사례이자, 단순한 지원 이상의 구조 전환을 요구하는 기회이기도 하다.

특히 석유화학산업이 처한 구조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술 혁신, 산업 다변화, 청년 일자리 연계, 그리고 AI 기반 산업 시스템 구축이 핵심이다.

여수시가 지금의 위기를 단순한 '회복'이 아닌 '전환'의 계기로 삼는다면, 이번 정부 지정은 지역경제의 재도약을 이끄는 시작점이 될 수 있다.

양준석 기자 kailas21@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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