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계승에서 디지털 실험까지…AI기술 연계 가능성도 '미래형 축제'의 열쇠로 부상
여수시의 대표 문화행사인 '여수거북선축제'가 2024년에 이어 59번째 막을 올린다.
5월 3일부터 5일까지 3일간 열리는 이번 축제는 전라좌수영의 호국정신을 바탕으로 역사 콘텐츠와 시민 참여, 지역 상권 연계를 한층 강화하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 지역 축제의 진화를 시도하고 있다.
행사는 이순신광장과 중앙동 일원에서 개최되며, 1,500여 명이 참여하는 '통제영길놀이 퍼레이드', 대형 거북선 무대 연출, 공중 퍼포먼스와 불꽃쇼가 어우러진 개막식, 그리고 30여 종의 역사 체험 프로그램 등이 펼쳐진다.
작년 축제와 올해 여수거북선축제, 무엇이 달라졌을까?
올해 열린 제59회 여수거북선축제는 작년과 비교해 여러 면에서 변화와 개선이 두드러진다. 우선 가장 큰 차이점은 축제장 내 음식부스를 운영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작년까지는 축제장 한가운데서도 다양한 먹거리를 살 수 있었지만, 올해는 지역 상권 활성화를 위해 이 같은 운영 방식을 과감히 변경했다.
대신 진남상가 거리에서는 프리마켓을 열고, 낭만포차에선 10% 할인, 또 상가 이용자를 위한 룰렛 이벤트 등 다양한 소비 유도 프로그램을 마련해 인근 상가로 사람을 끌어들이는 방식으로 전환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거리 퍼레이드인 '통제영길놀이'의 규모도 더 커졌다. 작년엔 약 1,000여 명이 참여했지만, 올해는 무려 1,500명 이상이 참여해 더욱 활기찬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단순한 볼거리 중심이었던 과거와 달리, 전문 역사 강사인 최태성이 직접 참여해 깊이 있는 역사 해설을 곁들이는 등 콘텐츠의 전문성도 높아졌다.
운영 측면에서도 변화가 있었다. 과거에는 불법 노점상 정리가 사후 대응 위주였다면, 올해는 사전 점검반을 구성해 노점상 침입 자체를 방지하는 등 축제 질서 유지에 선제적인 대응이 이루어졌다.
무엇보다도 전반적인 기획 방향이 "단순한 행사"가 아닌 도시 전체와 지역경제를 연결하는 플랫폼으로서의 축제를 지향하는 쪽으로 전환됐다는 점에서, 올해 축제는 양적인 성장보다 질적인 구조개선과 지역순환 효과에 더 집중한 형태라고 볼 수 있다.
AI기술, 향후 여수거북선축제에 어떻게 활용될 수 있을까?
최근 전국 각지의 대형 축제들이 디지털 기술을 접목해 관람객 경험을 높이고 있는 가운데, 여수거북선축제 역시 AI기술과의 접목 가능성이 점차 주목받고 있다.
첫째, AI를 활용한 관람객 동선 분석 및 혼잡도 예측 시스템이 가능하다.
CCTV와 영상 인식 기술을 활용해 이순신광장이나 주요 퍼레이드 구간의 유동인구 밀집도를 실시간으로 분석하면, 앱을 통해 혼잡 알림을 제공하거나 덜 붐비는 체험장소를 추천해줄 수 있다. 이는 안전한 관람 환경 조성에도 기여할 수 있다.
둘째, AI 기반의 역사 콘텐츠 큐레이션도 시도할 수 있다. 축제 공식 앱이나 챗봇을 통해 관람객이 이순신 장군의 전투 전략이나 유적지 정보를 물어보면, 연령과 관심사에 맞는 설명을 제공하는 AI 가이드 기능을 구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어린이에게는 퀴즈 형태로, 성인에게는 문헌 기반 해설로 정보를 다르게 제공할 수 있다.
셋째, 올해 일부 시행된 미션형 행사 ‘전라좌수군을 찾아라’를 더욱 고도화하여 AI 기반 탐방 게임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
위치 기반 서비스(GPS)와 카메라 인식을 접목해 사용자가 특정 장소에 도달하면 AI가 실시간 미션을 주고, 수행 여부에 따라 경품을 자동 추천하거나 모바일 포인트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이는 단순한 관광을 넘어서 지역 가게, 장소, 사람을 자연스럽게 경험하게 만드는 참여형 프로그램이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AI 음성합성 기술을 활용한 상점 홍보 방송도 미래 지향적인 시도다.
'나 여기 있소' 같은 현장 홍보 프로그램에 AI 쇼호스트 기능을 더해, 상점 소개 멘트를 다국어로 자동 생성·송출할 수 있다면 외국인 관광객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다문화 친화형 축제가 될 수 있다.
결국, 이러한 AI 응용은 단순한 기술 도입에 그치지 않고, 축제의 접근성, 정보성, 참여성, 안전성까지 모두 높일 수 있는 방안이다.
여수거북선축제가 이러한 기술들을 단계적으로 도입한다면, 단순한 전통문화 축제를 넘어 '스마트 지역축제'의 대표 모델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여수거북선축제는 과거의 전통을 기반으로, 이제 '시민 중심 + 상권 중심 + 기술 중심'의 복합형 축제로 진화하고 있다.
특히 AI 기술을 접목한다면, 단순한 볼거리 제공을 넘어 '데이터 기반의 스마트 문화행사'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여수시는 축제의 본질인 '공감'과 '공동체 정신'을 유지하면서, 기술과 혁신을 통해 더 많은 이들의 기억 속에 남는 축제를 만들어갈 필요가 있다.
시 관계자는 "올해 축제는 정체성과 변화를 함께 담은 시도였다"며, "향후 더 많은 기술·참여·상권이 어우러지는 여수형 축제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양준석 기자 kailas21@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