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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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인공지능(AI) 칩 수출 규제를 둘러싸고 엔비디아와 앤트로픽이 충돌했다. 바이든 행정부 시절 제정된 ‘AI 확산 프레임워크’가 오는 15일 발효를 앞둔 가운데, 엔비디아는 칩 수출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앤트로픽은 이를 지지하는 글까지 공개했다.

엔비디아는 1일(현지시간) 공식 성명을 통해 중국이 첨단 GPU를 밀수하기 위해 극단적인 방법을 동원한다는 앤트로픽의 주장에 대해 “허황된 이야기”라고 반박했다.

앤트로픽은 전날 블로그 게시글을 통해 바이든의 칩 수출 규제안을 지지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특히 중국이 GPU를 밀수하기 위해 ‘인공 임신 복대(prosthetic baby bumps)’나 ‘랍스터 포장물’ 등에 칩을 숨겨 반입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규제 강화와 단속 강화를 촉구했다.

엔비디아는 이를 일축하며, “미국 기업들은 ‘베이비 범프나 랍스터 옆에 칩을 숨겼다’는 식의 허풍 대신, 혁신에 집중하고 도전에 맞서야 한다”라고 비난했다.

하지만 특이한 밀수 사례는 실제 벌어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에는 한 중국 여성이 임신을 가장해 칩을 밀반입한 혐의로 체포됐으며, 2023년 홍콩에서 랍스터 선적과 함께 GPU가 섞인 것이 적발된 바 있다.

앤트로픽은 엔비디아 하드웨어에 크게 의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해외 칩 판매를 제한할 수 있는 더 강력한 수출 규제를 요구해 왔다.

블로그에서 “최첨단 AI 개발 경쟁의 전략적 병목 지점은 컴퓨팅 자원”이라며, 2등급 국가들에 대한 수출 기준 하향, 밀수 위험 방지를 위한 규칙 강화, 단속 집행을 위한 예산 증대를 제안했다. 또 “미국의 컴퓨팅 능력 우위를 수출 규제를 통해 유지하는 것은 국가 안보와 경제 번영에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엔비디아는 “중국은 전 세계 AI 연구자 절반을 보유하고 있으며, AI 스택의 모든 계층에 걸쳐 뛰어난 인재가 있다”라며 “미국은 규제를 통해 AI 경쟁에서 승리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규제가 경쟁력을 약화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전날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 간의 비공개회의에서 “중국은 AI 분야에서 미국에 뒤처지지 않는다”며 “화웨이는 전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기술 기업 중 하나”라고 발언했다. 또 “중국은 컴퓨팅과 네트워크 기술 등 AI 발전의 핵심 역량에서 엄청난 진전을 이뤘다”라고 평가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해당 규제의 수정 가능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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