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리노이 클린턴 원자력 발전소 (사진=콘스텔레이션 에너지)
일리노이 클린턴 원자력 발전소 (사진=콘스텔레이션 에너지)

메타가 미국 일리노이주 클린턴 원자력 발전소로부터 20년 동안 전력을 공급받는 장기 계약을 체결하며,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운영을 위한 안정적인 청정 에너지 확보에 나섰다. 

블룸버그는 3일(현지시간) 메타가 급증하는 AI 전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최대 원자력 발전 운영사인 콘스텔레이션 에너지와 20년 장기 전력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메타가 원전과 맺은 첫번째 전력 구매 계약이다.

이번 계약을 통해 메타는 일리노이주 클린턴 원자력 발전소로부터 탄소 배출이 없는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받게 된다.

시장 분석가 폴 짐바르도는 메타가 지급하는 전력 단가를 메가와트시(MWh)당 약 80달러(약 11만원)로 추정했다.

이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지난해 펜실베이니아의 스리마일섬 원전 재가동을 위해 콘스텔레이션 에너지와 체결한 계약의 예상 단가 110달러(약 15만원)보다 훨씬 저렴한 수준이다.

MS가 전력을 공급받는 스리마일섬 원전은 2019년 경제성 문제로 가동이 중단된 후 현재 재가동을 준비 중이다. 반면, 메타가 계약한 클린턴 원전은 이미 가동 중인 상태로, 추가적인 복구 비용이 들지 않아 상대적으로 유리한 가격이 책정된 것으로 보인다. 스리마일섬 원전 재가동에는 약 16억달러(약 2조2000억원)가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

조 도밍게즈 콘스텔레이션 에너지 CEO는 “이번 계약은 신뢰할 수 있는 청정 에너지의 공정한 가격을 반영한 것”이라며 구체적인 계약 조건은 공개하지 않았다.

AI 기술의 발전과 함께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24시간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원전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풍력이나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는 간헐성이 크지만, 원전은 안정성과 탄소 중립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수단으로 꼽히고 있다.

우르비 파레크 메타 글로벌 에너지 총괄은 “전력 회사들이 현재 가동 중인 발전소가 지속 운영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라며 장기 계약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계약은 클린턴 원전의 운영을 넘어, 출력을 30MW 증설하고 연방 규제 기관(NRC)의 운영 허가 갱신도 지원할 예정이다. 현재 이 원전은 약 1121MW의 용량을 가지고 있으며, 이는 약 80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규모다. 

전문가들은 이번 계약을 시작으로 빅테크 기업들의 비슷한 움직임이 잇따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는 원전 확대를 추진 중이다.

투자은행 에버코어 ISI의 니콜라스 아미쿠치 분석가는 “이번 계약은 트럼프 대통령의 원전 확대 행정명령 이후 나타난 첫번째 사례일 뿐”이라고 평했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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