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문명도시를 선언한 전남 순천시가 그 실현을 위한 실험적 교육기관인 '순천에코칼리지'를 공식 개학하며 정책 실행에 본격 돌입했다.
6월 10일, 순천시 생태비즈니스센터에서 열린 개학식에는 노관규 시장과 시의회의장, 교수진, 자문위원, 학생 등 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뜻깊은 첫 발걸음을 내디뎠다.
에코칼리지는 기존 정규 교육과는 전혀 다른 철학으로 운영된다. '삶이 곧 배움'이라는 원칙 아래, 참여자들은 6개월간 순천에 거주하며 직접 걷고, 묻고, 지역과 만나는 과정 속에서 생태적 전환에 대한 깊은 성찰과 실천을 경험한다.
이번 1기에는 19세부터 36세까지의 전국 각지 청년 12명이 선발됐으며, 이들은 서울·광주·창원뿐만 아니라 해외 체류 경험을 가진 이들로, 다층적인 관점을 가진 집단이다. 이들은 공동생활과 지역 연계 프로젝트를 통해 자기 탐색과 지역 문제 해결 능력을 함께 키워나간다.
노관규 시장은 이날 인사말에서 "이곳은 단순한 학교가 아니라, 우리가 어떻게 다르게 살아야 하는지를 실험하는 공간"이라며 "여러분은 지역과 세계를 바꾸는 실험에 동참한 특별한 시민"이라고 말했다.
시는 이 학교가 순천에 뿌리를 둔 생태 교육 모델로 자리매김하도록 정책적·재정적으로 전폭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정책적 의미와 전국적 확산 가능성
순천에코칼리지는 단발성 프로그램이 아닌 순천시의 공식 생태정책 구현 도구로서 기획되었으며, '교육과 지역의 통합', '청년 유입 기반 조성', '지속가능한 생태전환 교육 모델'이라는 측면에서 타 지자체에도 확산 가능한 강점을 지닌다.
만약 이 모델이 타 지역으로 확장된다면, 지방소멸 위기에 직면한 지자체들이 청년층을 유입하고, 지역 내 에코 인재를 육성하는 실질적 대안으로 활용될 수 있다.
동시에 지역 문제 해결 역량을 키우는 실천 중심 교육을 통해 지역 공동체의 지속 가능성도 높일 수 있다.
순천시는 이번 사업을 단순한 프로그램이 아닌 새로운 교육 생태계의 실험으로 보고 있다. 지자체가 교육의 틀을 새롭게 짜는 이 실험은 전국의 다른 도시들에게도 귀중한 참고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양준석 기자 kailas21@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