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가 외로운 어르신들의 정서적 안정을 위해 AI 반려견 로봇을 도입하며 '스마트 돌봄'의 선두주자로 나섰다.
전국 자치단체 중 유일하게 보건복지부의 스마트 사회서비스 시범사업에 선정된 전남은 AI를 활용한 복지정책이 현장에서 어떻게 작동하고, 또 발전할 수 있을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전남도는 외부 활동이 어려운 고립형 독거노인 100세대에 강아지 형태의 인공지능 돌봄 로봇을 보급하는 'AI 반려견 활용 정서건강 원스톱 지원 구축 사업'을 8월부터 본격 추진한다.
돌봄로봇은 어르신과 대화를 나누고, 기분을 묻고, 약 복용과 식사 시간을 챙겨주며 정서적 안정과 생활 리듬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응급 상황 발생 시 119와 즉시 연계해 골든타임 안에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됐고, 보호자는 전용 앱을 통해 실시간으로 어르신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어 돌봄의 연속성과 안전성을 강화했다.
이번 사업은 전남도와 전남사회서비스원, 돌봄로봇 제조사 ㈜효돌, 주택관리공단 목포지역단이 협력해 현장 밀착형 돌봄체계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타 지자체와의 비교…'전남형'의 차별점
AI를 활용한 돌봄 서비스는 이미 여러 지자체에서 시도되고 있다.
서울 일부 자치구는 고양이·강아지 모양의 대화형 AI 스피커를 배치해 말벗과 응급상황 알림을 지원했다.
대구시는 AI 스피커와 IoT 센서를 연계해 독거노인의 활동 여부를 모니터링하며 위기 시 출동하는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이들 사업은 비교적 간편한 기기를 보급해 초기 비용을 줄이고 빠른 확산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정서적 교감이 상대적으로 부족하고, 1:1 맞춤형 관리에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도 있다.
이에 비해 전남의 AI 반려견 로봇은 보다 정교하게 ‘돌봄 파트너’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제작되었다.
말뿐인 알림이 아니라 감정 표현, 터치 반응, 보호자와의 연계까지 강화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다만, 장비의 단가가 높고 유지·보수에 전문 인력이 필요하다는 점은 과제로 지적된다.
전남도는 올해 상반기에도 행정안전부의 '읍면동 스마트 복지·안전 서비스 개선모델' 공모에서 전국 최다인 9개 시·군이 선정되는 등 스마트 복지 분야에서 앞서가고 있다.
여수시는 독거노인 가구에 IoT 감지기를 설치해 움직임과 온도 변화를 감지하는 안전서비스를, 순천시는 치매 예방을 위한 AI 학습기기를 배포하는 등의 사례가 있다.
이들 사례는 비교적 광범위하고 단순한 모니터링에 강점을 보이며 빠르게 확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정서적 교감까지는 미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반대로, 이번 전남의 AI 반려견 로봇은 정서적 교감과 맞춤형 돌봄에 강점을 지니지만 확산 속도와 비용 효율성에서는 개선의 여지가 있다.
AI 돌봄 서비스의 미래…일상 속 기여는?
AI 돌봄로봇과 스마트 기기는 단순한 알림을 넘어 어르신들의 '동반자'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향후에는 ▲치매 예방 및 관리 ▲심리 상담 ▲건강 데이터의 축적과 분석을 통한 질병 조기 발견 ▲가사 보조 등까지 영역이 확장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가족과 보호자의 돌봄 부담을 줄여 삶의 질을 높이고, 사회적 고립을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전남도 관계자는 "신기술과 복지를 적극적으로 접목해 도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 서비스를 늘리겠다"며 "기술의 도움으로 모두가 더 행복한 돌봄을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으로도 AI 돌봄 서비스는 기술 발전과 함께 점차 고도화되며, 어르신들의 일상에 더 자연스럽게 스며들 것으로 기대된다. 전남의 시도는 그러한 미래를 앞당기는 중요한 한 걸음이다.
양준석 기자 kailas21@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