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기, 김아름 원티드랩 교육혁신사업팀 매니저
이정기(왼쪽), 김아름 원티드랩 교육혁신사업팀 매니저

"AI는 이제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도구입니다. 채용 시장은 ‘도구를 잘 활용하는’ 인재를 원하고 있습니다.”

HR 전문 원티드랩(대표 이복기)은 취업 준비생들을 위한 오프라인 교육 공간 ‘원티드 그라운드’를 운영하고 있다. 인공지능(AI)으로 큰 변동을 겪는 채용 시장에서 실질적인 경험과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이정기 원티드랩 교육혁신사업팀 매니저는 “단적으로 AI는 프로덕트 제작 과정을 '간소화해 주는 도구'로 볼 수 있다”라며 “이런 트렌드를 가장 잘 반영하는 직군이 바로 프로덕트 엔지니어”라고 말했다.

이전에는 프론트엔드, 백엔드 등 영역별 엔지니어가 각자 업무를 진행했지만, 이제는 엔지니어 한명이 챗GPT(기획)과 커서(코딩), 피그마(그래픽) 등을 활용해 ‘프로덕트 전체’를 총괄하고 개발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특히, AI 에이전트가 이를 가능하게 한다.

“기존에는 애플리케이션에 버튼 하나만 추가하려고 해도, 다른 영역의 개발자가 협력해 작업해야 했다”라며 “기업은 AI 에이전트를 도입하는 것만으로 채용 구조가 간소화되기 때문에, 투자수익률(ROI)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원티드 그라운드에서도 시장 변화에 따라 3~4개의 AI 에이전트 모델을 활용하지만, 실리콘 밸리에서는 수천개에 달하는 에이전트를 활용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기업의 코딩 테스트가 이런 트렌드를 가장 잘 보여 준다고 설명했다. 기존에는 개발 직군 채용 테스트 과정에서 AI 사용을 금지하는 추세였다면, 이제는 누가 AI를 활용해 효율적으로 업무를 처리하는지에 집중한다는 것이다.

국내도 마찬가지라고 전했다. 마켓컬리는 국내 최초로 ‘챗GPT를 활용한 코딩테스트’를 실시했다. 다른 기업도 이를 검토하거나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특히 AI 코딩은 개발자를 넘어, 전 직군이 갖춰야 할 역량으로 꼽았다. 이정기 매니저는 “코딩 AI의 등장 전후는 훈민정음 창제 전후와 비유할 수 있다”라며 “앞으로 AI 코딩 능력을 갖추지 못하는 것은 한글을 모르는 것에 비교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제는 모두가 AI로 전문 기술에 접근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통해 결과물을 만들어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김아름 원티드랩 교육혁신사업팀 매니저는 “채용 플랫폼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취업 준비생이 이런 업계 트렌드를 빠르게 파악하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사내에서도 AI를 활용해 결과를 얻어내고 있다고 소개했다. 자연어 입력만으로 원티드 플랫폼 이용자들에 대한 데이터를 파악할 수 있는 LaaS(서비스형 LLM)를 활용 중이다. 이를 통해 3개월짜리 일본 시장 리포트 작성 업무를 한달 만에 끝낸 사례도 있다. "AI가 데이터 분석가 1.5명 치 업무를 해내는 것과 같다"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AI 기술 장벽이 낮아지며, 이제는 경쟁력을 가지려면 도구 사용법을 아는 것을 넘어 실제 결과물로 증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I 에이전트는 이제 시작 단계인 만큼, 대부분 취업 준비생들은 AI에 대한 막연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라며 “이를 구체화하고 취업으로 연결하기 위해 원티드 그라운드는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원티드그라운드 (사진=원티드랩)
원티드그라운드 (사진=원티드랩)

지난해 11월부터 서울 송파구에서 운영을 시작한 원티드그라운드는 구축에만 4~5달이 걸렸다. 6명의 인력이 이뤄낸 성과다.

김아름 매니저는 “매일 교육을 매일 듣고 싶게 하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작은 장비 하나까지 전문가 자문과 검증을 거쳐 세팅했다고 밝혔다. GPU 서버 등 인프라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

실질적인 취업 조언을 전달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학습 외에도 '커리어 디렉터'가 상주, 교육생의 취업 고민에 언제든 상담을 진행한다.

실용적인 커리큘럼 구성에도 집중했다. 다양한 AI 도구를 활용해 채용 시장에서 실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언리얼 개발 트랙’과 ‘AI 에이전트 트랙’ 커리큘럼을 진행 중이다.

언리얼 개발 트랙은 3D 개발 엔진 ‘언리얼’을, ‘AI 에이전트 트랙’은 다양한 AI 에이전트 활용 역량을 다룬다. 특히, 에이전트 트랙은 전문 분야에서 AI 도구를 활용해 생산성을 향상하려는 기업 수요에 맞춘 것이다.

이정기 매니저는 “예를 들면, 마케터는 AI를 적극 활용해 ‘상품에 대한 구매율’을 올려야 하고, 교육 매니저는 수강생 취업률을 올려야 하는 것이 목표”라며 “이제는 자격증이 중요한 시대가 아니라 실무와 성과 도출이 더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이런 탓에 입소문이 퍼지며 수강생이 몰린다고 전했다. 김아름 매니저는 “평균 30명이 정원인데, 지원자는 3~4배에 달하는 경우가 많다”라며 “이전 수강생의 추천으로 유입되는 경우가 많다”라고 말했다.

또 “수강생 만족도는 5점 만점에 4.6~4.7점”이라며 “원티드의 기업 문화를 수강생에게도 적용, 매달 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팀 스터디도 장려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언리얼과 에이전트 트랙을 4~5개월씩 진행한 뒤에는 협업 트랙도 진행할 계획이다. 비주얼적인 요소에 AI 에이전트를 결합해 하나의 서비스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예를 들어, 쇼핑몰에서 키보드와 마우스, 터치뿐만 아니라 음성이나 시선, 동작 트래킹 등 입력 방식을 추가하고, AI 에이전트를 통해 사용자가 결제까지 할 수 있는 서비스를 구축하는 식이다.

장세민 기자 semim99@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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