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이 지난해 작성한 내부 인사 문제 분석 문서가 유출됐다. 여기에는 아마존이 왜 메타가 촉발한 최근의 인공지능(AI) 인재 영입 경쟁에서 별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는지를 알려주는 이유가 있다는 분석이다.
비즈니스 인사이더(BI)는 28일(현지시간) 아마존의 기밀문서와 관계자들의 증언을 통해 아마존이 낮은 임금 체계와 낮은 AI 평판으로 인재 영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문서는 AWS와 AI 팀, 광고, 기기, 엔터테인먼트 등 비소매 분야를 총괄하는 인사(HR)팀에서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는 "생성 AI 분야의 채용이 보상 문제와 시장 내 뒤처짐과 같은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라며 "경쟁사들은 더 포괄적이고 공격적인 패키지를 제공한다"라고 지적돼 있다.
아마존은 검소하기로 유명하다. 제프 베이조스 창립자는 1990년 값싼 문짝을 사서 조립, 사무실 책상을 만들어 사용했다는 이야기로 유명하다. 이는 아마존의 기업 분위기를 상징하는 일이 됐으며, 베이조스 창립자는 아직 문짝 책상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는 AI 채용 경쟁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평이다.
내부 문서는 아마존 채용 담당자들 사이에서 보상이 논쟁거리라며, 회사가 고정 급여 범위를 엄격하게 적용한다는 점을 언급했다. "급여에 대한 평등주의 철학 때문에 아마존의 제안은 주요 경쟁사들에 비해 수준 이하"라는 말이다.
또 "지난 몇년 동안 주요 직종에서 급여 인상이 없었던 탓에 아마존은 최고의 기술 인재를 영입할 수 없다"라고 경고했다. "아마존이 AI 분야에서 뒤처진 것으로 인식된다"라는 점도 언급했다.
따라서 문서에는 보상 전략을 강화하고 생성 AI 역량을 강조하는 행사를 더 많이 개최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생성 AI 전담 채용팀을 구성할 계획도 밝혔다.
실제로 링크인 등을 분석해 주요 기업 인원을 파악하는 시그널파이어의 8월 보고서에 따르면, 아마존은 AI 연구원 유지율이 오픈AI나 앤트로픽, 메타보다 훨씬 낮은 수준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달 아마존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는 애널리스트들이 앤디 재시 아마존 CEO에게 "AWS가 AI 분야에서 뒤처지고 있다"라며 날카로운 질문을 던졌다. 이날 발표한 저조한 실적 전망과 재시 CEO의 모호한 답변으로 인해 시간 외 거래에서 주가는 7% 폭락했다.
아마존이 AI 인원 영입에 완전히 손을 놓은 것은 아니다. 지난해에는 오픈AI 출신이자 AI 에이전트 프로토타입을 처음 개발한 베테랑 데이비드 루안을 영입, 에이전트 개발팀을 맡겼다. 반면, 칩 설계자와 베드록 개발에 참여했던 부사장 등 AI 리더들이 회사를 떠난 일도 있다.
지난해부터 공격적으로 직원들의 사무실 복귀를 명령하는 것도 이유로 꼽혔다. 아마존의 한 채용 담당자는 지난해부터 입사 제의를 거절하는 구직자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경쟁사가 급여를 적게 주더라도, 재택근무가 가능하다면 아마존을 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내부 관계자는 급여 방침이 아직 바뀌지 않았다고 밝혔다. 아마존은 올해 주주총회에서 임원 보상에 대해 "사업 운영 방식과 지금까지 이룬 성과를 고려할 때, 수십년 동안 주주들에게 큰 성공을 가져다준 접근 방식을 바꾸는 데에는 위험이 더 많다"라고 전했다.
아마존은 BI의 기사에 대해 "전제 자체가 잘못됐다"라고 반박했다.
임대준 기자 ydj@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