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 인공지능(AI)이 이미지나 영성 생성을 넘어 할리우드의 스토링텔링에도 본격 테스트 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AI를 밀어내기만 했던 분위기에서 벗어나 다양한 활용법을 모색한다는 내용이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22일(현지시간) AI가 일부 할리우드 작자들로부터 채택, 다양한 시도가 진행 중이라고 소개했다.
그동안 생성 AI는 영화 제작에서 이미지나 영상, 음성을 생성하는 용도에 주로 초점을 맞춰졌다. AI가 영화 시나리오를 쓰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일반적인 의견이었다.
영화감독 닉 클레베로프는 AI가 작성한 대본은 "반복적이며, 낡고 진부하다"라고 비판했다. "독창성이라는 측면에서 인간의 정신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라며 AI가 대본을 쓸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신 이제 AI는 '아이디어 지원 도구'로 사용된다. 클레베로프 감독도 SF 단편 영화 '메모리 메이커'에 챗GPT를 활용, 스토리의 독창성을 확인하고, 극적이거나 반전적인 상황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고, 가상 세계관을 확장했다.
AI로 영화의 반응을 예측하는 시스템도 생겼다. 스위스 스타트업 라르고(Largo.ai)는 AI로 각본을 분석하고 흥행을 예측한다.
시나리오를 입력하면 AI는 이를 과거 할리우드나 인디 영화 40만편이 포함된 데이터베이스와 비교한다. 이를 통해 플롯과 등장인물, 장르 등을 분석해 관람객 수나 수익 예측에 대한 인사이트를 생성한다. 이를 바탕으로 제작사는 어떤 프로젝트를 승인하고 재작업을 진행할지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스토리의 감정선이 "너무 평탄하다"라는 판정이 나오면 이를 작가들에게 전달하는 식이다. 이 과정을 거치면 시나리오가 최종 통과될 확률은 평균보다 3배 높아진다는 설명이다.
또 AI는 기존 영화 시청자들의 취향을 담은 '디지털 트윈' 행태로 구현, 포커스 그룹 테스트에 활용할 수 있다. 과거에는 시사회 등을 통해 진행했던 작업으로, 이제는 소규모 영화사에서도 큰 비용 부담 없이 진행해 관람객들의 반응을 미리 참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지 생성 기능은 영화에 직접 사용하는 대신, 아이디어 브레인스토밍에 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즉, 작가가 시나리오를 완성한 뒤 이를 이미지로 생성, 그 결과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때는 이미지가 엉뚱하거나 환각 현상을 나타내도 큰 문제가 안 되며, 거꾸로 아이디어를 얻는 계기가 된다는 설명이다.
라훌 가우탐 EY 컨설팅 리더는 "대본 시각화는 매우 흥미로운 분야"라며 "작가들에게 촬영 전에 자신의 아이디어를 '볼'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창의력을 자극하는 기회를 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런 식으로 이제 AI는 화면에 직접 드러나지 않는 형태로 제작에 도움을 준다는 내용이다.
물론 AI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람도 있다. 다만, 지난 2023년 대규모 파업 사태처럼 무조건 이를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AI가 인간만큼 관객을 감동하게 만드는 것은 아직 역부족이라는 이유에서다. 또 AI가 쓴 대본은 정형적인 콘텐츠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사미 아르파 라르고 창립자는 "AI 도구를 마법 지팡이처럼 사용하면 결국 평범한 결과가 나올 것이고, 관객을 만족시키기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개발 속도를 높이고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AI를 도입할 수는 있지만, 여전히 최고의 스토리는 인간의 판단과 경험, 감정이 필요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의견이다. "챗GTP는 유년 시절의 트라우마가 없다"라는 말은 미국 작가협회의 파업에도 자주 등장하는 슬로건이다.
이제 AI는 단순한 반발의 대상이나 만능 도구라는 착각을 넘어 실제 영화 제작에 도움이 되는 방안을 찾는 단계로 접어 들었다는 것이 핵심이다. 챗GPT가 등장하고 할리우드가 격렬하게 이를 거부한지 이제 2년이 지났다.
임대준 기자 ydj@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