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팀 쿡 애플 CEO가 전 직원을 대상으로 이례적인 타운홀 미팅을 열고, 인공지능(AI) 전략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블룸버그는 1일(현지시간) 6월 분기 실적 발표 직후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본사에서 열린 1시간짜리 연설을 통해 쿡 CEO가 AI를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그는 AI를 “인터넷, 휴대폰, 클라우드, 앱만큼이나 또는 그보다 더 큰 혁명”이라고 규정하며 "애플은 이 일을 해야 한다. 해낼 것이다. 이것은 우리가 차지해야 할 몫이다"라며 "우리는 이를 위해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발표는 전날 실적 발표에서 밝힌 AI 반격에 대한 의지를 내부적으로도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특히, 애플은 지난주에도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팀에서 2명을 메타에 빼앗겼는데, 이는 경영진의 비전 부족과 타사 모델 도입 검토 등에 따른 사기 저하가 주원인으로 꼽혀 왔다.

이어 “애플은 늘 먼저 움직인 기업은 아니지만, ‘현대적인’ 버전을 만들어 시장을 바꿔왔다”라며 “AI에 대해서도 같은 비전을 가지고 있다”라고 밝혔다.

AI 음성 비서 '시리' 전면 개편을 포함해 대대적인 기술 재구성에 착수했다고 설명했다. 크레이그 페더리기 소프트웨어 수석 부사장은 '비전 프로'를 개발한 마이크 록웰의 팀이 시리 프로젝트를 주도하며 개발 속도와 품질이 크게 향상됐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회사에서 이보다 더 진지하게 진행 중인 프로젝트는 없다”라고 강조했다.

AI 인프라 확대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쿡 CEO는 “AI 분야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이라고 밝히며, 지난 1년간 1만2000명을 신규 채용했고, 이 중 40%가 연구개발 인력이라고 전했다. 자체 AI 칩 개발을 이끄는 조니 스루지의 지휘 아래, 고성능 클라우드 컴퓨팅 칩 ‘발트라(Baltra)’ 개발과 휴스턴의 AI 서버 제조 시설 설립도 진행되고 있다.

쿡 CEO는 직원들에게 AI 기술을 제품과 업무 전반에 적극적으로 통합하라고 독려했다. 그는 “이미 우리는 AI를 광범위하게 사용하고 있으며, 앞으로 더 가속해야 한다”라며 “뒤처질 수는 없다”라고 말했다.

이날 발표에는 제프 윌리엄스 COO의 은퇴, 애플 TV+ 시청률 증가, 에어팟 프로를 통한 건강 기능 확대, 탄소중립 목표, 글로벌 규제 대응 등 다양한 이슈도 언급됐다. 특히 “빅테크에 대한 세계적 감시가 강화되고 있지만, 우리는 사용자 경험과 프라이버시, 보안을 훼손하지 않는 방향으로 규제 취지를 반영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인도, 아랍에미리트, 중국 등 신흥 시장에서 신규 매장을 열고, 내년에는 사우디아라비아에도 첫 매장을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신흥 시장에서의 성장이 다른 지역보다 불균형적으로 클 것”이라며 글로벌 확장 전략을 소개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 출시될 신제품들에 대해 “놀라운 제품 라인업”이라며 기대감을 높였다.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지만, 폴더블 아이폰과 스마트홈 기기, 로봇, 스마트 안경, 아이폰 20주년 특별 디자인 등이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쿡 CEO는 “지금처럼 회사 전체가 흥분과 에너지로 가득했던 적은 없다”라며 “일부는 곧 볼 수 있을 것이고, 일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정말 많은 것이 준비돼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애플은 내부적인 문제 지적에도 불구, 31일 발표한 분기 실적에서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컨퍼런스 콜에서는 AI 투자 확대는 물론, 기업 인수 합병(M&A)에도 나서겠다고 밝혔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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