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엔비디아)
(사진=엔비디아)

엔비디아가 미국 정부에 칩 위치 추적 기술 개발을 중단해 달라고 호소했다. "좋은 백도어는 있을 수 없다"라며, 이는 해커들에게 문을 열어주고 미국 기술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엔비디아는 5일(현지시간) 공식 블로그를 통해 영어와 중국어로 '백도어 없음. 킬 스위치 없음. 스파이웨어 없음(No Backdoors. No Kill Switches. No Spyware)'라는 글을 올렸다.

이는 전날 미국 정부가 AI 칩의 위치 추적 기술을 강화 중이라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마이클 크래시오스 백악관 과학기술국 국장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더 나은 위치 추적을 위해 칩 자체에 어떤 유형의 소프트웨어나 물리적 변화를 가할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라며 "우리는 이를 계획에 명시적으로 포함했다"라고 말했다

앞서 엔비디아는 중국 정부로부터 호출, AI 칩에 중국 데이터를 빼돌리는 백도어가 있는지를 추궁당했다. 이어 이를 공식 부인했다.

그러나 미국 정부의 발언으로 다시 난처한 처지가 된 것이다. 이번 게시물은 이를 거듭 해명하고, 미국 정부의 자제를 요청하는 내용이다.

엔비디아는 먼저 "오용 위험을 줄이기 위해 일부 전문가와 정책 입안자들은 사용자의 인지와 동의 없이 GPU를 원격으로 비활성화할 수 있는 하드웨어 '킬 스위치'나 내장 제어 기능을 의무화할 것을 제안한다. 일부는 이런 기능이 이미 존재할 수도 있다고 의심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엔비디아 GPU에는 킬 스위치와 백도어가 없으며, 있어서도 안 된다"라고 주장했다.

"우리는 30년 넘게 프로세서를 설계해 왔다. 칩에 백도어와 킬 스위치를 내장하는 것은 해커와 적대적인 행위자들에게는 선물과도 같다"라며 "글로벌 디지털 인프라를 약화하고 미국 기술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좋은 비밀 백도어란 없다. 제거해야 할 위험한 취약점만 있을 뿐"이라며 "엔비디아는 강력한 보안을 중심으로 혁신을 촉진하고 사용자를 보호하며 경제를 성장시켜 왔다. 지금은 이런 성공 공식에서 벗어날 때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엔비디아 칩에 위치 추적 기술을 적용하자는 제안은 이번에 처음 등장한 것이 아니다. 지난 5월 미국 하원의원 8명은 AI 칩을 수출하기 전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기술을 의무적으로 포함하는 법안을 내놓았다.

칩 설계 경험이 있는 법안 발의자 빌 포스터 민주당 의원은 "우리는 강력한 AI 기술이 잘못된 손에 들어가는 것을 막을 수 있는 기술적 도구를 갖추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위치 검증은 칩이 보안 서버와 통신하는 과정에 걸리는 신호 도달 시간을 계산, 위치를 추정하는 방식이다.

임대준 기자 ydj@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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