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관영 매체가 엔비디아의 ‘H20’ 칩에 대해 보안 우려를 제기하며, 기술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증거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는 중국 정부의 입장을 두둔하는 내용이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1일 게재한 논평에서 엔비디아가 보안 위험에 대한 중국 사용자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설득력 있는 보안 증거를 제시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인민일보는 “칩의 백도어가 작동하면, 사이버 보안은 악몽이 될 것”이라며 “감염된 칩이 중국에서 사용되는 것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라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이어 “엔비디아를 어떻게 신뢰할 수 있는가”라는 제목의 SNS 게시글에서는 “외국 기업은 중국 법을 준수하고, 보안을 기본 전제로 삼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전날 로이터 등에 따르면,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CAC)는 이번 주 엔비디아 관계자들을 소환해 H20 칩의 보안 취약성과 관련한 설명을 요구했다. CAC는 미국 의원들이 첨단 칩에 추적 기능을 탑재해야 한다는 법안을 추진 중이라는 사실을 인용하며, H20에 보안 우회 장치인 ‘백도어’가 존재하는지에 대한 문서와 증거 제출을 촉구했다.
엔비디아는 “사이버 보안은 우리의 최우선 가치이며, 원격으로 칩에 접근하거나 제어할 수 있는 백도어는 없다”라고 즉각 반박했다.
엔디비아는 미국 정부로부터 라이선스가 나오는 대로, 중국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중국의 반발에다, 미국 정부의 미숙한 일처리까지 겹쳐 H20 판매 재개는 곧바로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로이터는 이날 미국 상무부 산하 산업안보국(BIS)의 기능 마비로 엔비디아 칩 중국 판매에 제동이 걸렸다고 보도했다. BIS는 수천건의 수출허가 신청을 아직 처리하지 못했으며, 엔비디아의 H20 수출 건도 아직 허가가 내려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허가 적체는 지난 30여년 사이 최악의 수준이다. BIS는 2023년에는 회계연도 기준 BIS는 평균 38일이 걸려 허가를 처리했으며, 신청 3만7943건 중 2%만을 거부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국가 안보에 중대한 의문을 일으킨는 신청을 더는 형식적으로 승인하지 않을 것"이라며, 강경한 수출 통제 정책을 강조했다.
또 지난 3월 임명된 제프리 케슬러 차관의 과도한 업무 개입과 소통 부족이 조직 마비의 원인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