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미국 정부가 중국으로의 불법 반출 위험이 큰 첨단 인공지능(AI) 서버 선적물에 비밀 위치추적기를 설치해 동향을 감시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로이터는 13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 미국 당국이 불법 반도체 중국 유출을 막기 위해 AI 칩이 포함된 배송물에 비밀 위치 추적 장치를 설치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이는 미국 수출 규제를 받는 목적지로 불법 전용되는 AI 칩을 감지하는 것이 목적으로, 조사 대상인 일부 배송물에만 적용된다.

장치를 통해 배송 중인 AI 칩의 이동 경로를 실시간으로 추적할 수 있어, 수출 통제를 위반하고 이익을 취하는 개인이나 기업에 대한 수사와 기소에 활용된다. 최근 수년간 반도체 불법 유출 단속에 사용된 추적 장치는 기존에도 항공기 부품 등 수출 제한 품목을 감시하는 데 활용됐다.

위치 추적기는 주로 엔비디아와 AMD 칩이 탑재된 델, 슈퍼마이크로 서버의 포장과 내부, 심지어는 서버 자체에도 숨겨져 있다.

2024년 한 사례에서는 엔비디아 칩이 장착된 델 서버 배송 상자에 휴대폰 크기의 대형 추적 장치가 부착돼 있었다. 포장 내부에는 더 작고 눈에 띄지 않는 장치가 숨겨져 있었으며, 일부는 서버 내부에도 내장돼 있었다.

이런 작업은 미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이 주로 관여하며, 국토안보수사국(HSI)과 연방수사국(FBI)도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2022년부터 중국에 대한 첨단 칩 수출을 제한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칩 제조사에 위치 확인 기술 탑재를 의무화하는 법안도 논의 중이다. 반면, 중국은 이를 “자국의 기술 발전을 억제하기 위한 정치적 탄압”이라 비판하며, 일부 칩에 ‘백도어’가 존재할 가능성을 제기해 엔비디아와 갈등을 빚고 있다.

이번 추적기 사용 사실은 최근 조직적인 중국 AI 칩 밀수 사건과 말레이시아·싱가포르·아랍에미리트 등을 경유한 우회 수출 사례가 드러난 가운데 확인됐다.

AI 칩 서버를 중국으로 불법 반출하다 체포된 중국인 관련 수사 기록에는, 공모자가 콴타 'H200' 서버에 추적 장치가 있는지 확인하라는 지시를 내린 정황도 포함돼 있었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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