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와 AMD가 중국 시장 칩 판매 수익 중 15%를 미국 정부에 지급하는 조건으로 수출 허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합의는 반도체 수출 규제 사상 유례가 없는 조치로, 전문가들은 이를 트럼프 행정부 특유의 ‘거래형 규제’로 평가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10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 엔비디아가 중국에 판매하는 H20 칩 매출의 15%를 미국 정부에 제공하는 데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AMD도 MI308 판매에 같은 조건이 붙었다.
이는 지난주 미국 상무부가 두 회사에 중국 수출 허가를 발급하는 전제 조건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행정부는 수익의 사용처를 아직 확정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수익 공유형 수출 허가’는 전례가 없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에도 관세 부과를 피하거나 미국 내 일자리 창출을 위해 기업에 투자를 요구하는 방식으로 협상을 진행한 바 있다.
증권사 버니언스는 규제 시행 전 엔비디아의 전망을 기준으로 2025년 'H20' 칩 약 150만개가 중국에 판매, 230억달러(약 32조원)의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에 따라 미국 정부가 거둬들일 수익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미 안보 전문가들은 H20 칩이 중국의 첨단 AI 역량과 군사 능력을 강화할 수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중국 담당관 리자 토빈은 “수출 허가를 수익 창출 수단으로 바꾼 워싱턴을 보고 베이징이 쾌재를 부를 것”이라며 “다음은 F-35 전투기를 15% 수수료 받고 중국에 파는 것이냐”라고 비판했다.
한편, 이번 합의는 중국이 고대역폭 메모리(HBM) 칩 규제 완화를 요구하는 상황과 맞물려, 중국 수출 통제 완화 우려를 더 키운다는 평도 나왔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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