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빅테크 기업을 제재하는 국가들에 대해 관세와 수출 규제로 대응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발언이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와 만난 직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28일(현지시간)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 저커버그 CEO가 지난 주말 트럼프 대통령과의 비공개 회동에서 디지털 서비스 세금의 영향과 위험성에 대해 논의했다고 전했다.

메타도 “저커버그 CEO가 지난주 백악관을 방문해 미국 내 인프라 투자와 미국 기술 주도권 강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라고 확인했다.

이번 만남에서는 디지털세가 집중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미국 기업이 다른 국가에서 거둔 매출에 부과되는 세금으로, 온라인 광고나 스트리밍, 데이터 판매 등을 통해 발생한다. 현재 디지털세를 부과하는 국가는 프랑스,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스페인, 영국 등으로, 세율과 적용 기준은 국가별로 상이하다.

이후 25일 트럼프 대통령은 디지털세와 규제가 미국 기술 기업을 차별한다고 경고했다. 반대로 중국의 대형 기술 기업에는 면죄부를 준다고 비판했다.

또 디지털세를 부과하는 모든 국가에 경고장을 발송하고, 이런 차별적인 조치를 해제하지 않으면 미국 반도체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거나 수출을 제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자 유럽연합(EU)은 다음 날 "EU와 회원국은 민주적 가치에 맞게 우리 영토 내에서의 경제 활동을 규제하는 주권적 권리를 가지고 있다"라고 반박했다.

쿠쉬 데사이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반복적이고 일관되게 디지털 서비스 세금과 미국 기술 기업에 대한 불공정 조치를 반대해 왔다”라며 “미국 정부는 EU를 포함한 여러 국가와의 무역 협상에서 이런 우려를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다”라고 밝혔다.

이번 일은 저커버그 CEO가 트럼프 2기 들어 백악관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한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트럼프 대통령은 저커버그 CEO가 과거 선거를 방해했다고 주장하며, 그를 감옥에 넣겠다고 위협했다.  

그러나 대통령 당선 직후, 저커버그 CEO는 그를 찾아 화해하고 취임식에 100만달러를 기부했다. 이후 백악관을 다시 찾아 EU가 미국 기업을 차별한다고 주장했고, 이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는 집권 초기부터 EU에 강도 높은 경고 메시지를 날렸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26일 메타가 루이지애나에 설립할 대규모 데이터센터의 규모에 대해 "경외감을 느낀다"라고도 밝힌 것도 앞선 만남의 영향인 것으로 확인된 셈이다.

당시 일부 미국 매체는 갑자기 이 발언이 등장한 데 대해 의아함을 표시했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저작권자 © AI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