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가 최근 플랫폼 '사실 확인' 프로그램을 종료하고 채용 다양성 정책 등을 폐지하는 등 트럼프 행정부의 비위를 맞추려는 것이 인공지능(AI) 개발과 데이터센터 확장, 그리고 개인적인 신변의 위험 때문이라는 말이 나왔다.
CNBC는 11일(현지시간)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 '메타가 트럼프 취임식 전에 무릎을 꿇어야 했던 이유'라는 기사를 게재했다.
메타의 계획을 잘 알고 있는 소식통은 마크 저커버그 CEO가 AI 개발을 위해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회사의 정책을 추진하려면 백악관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메타는 유럽연합(EU)의 엄격한 규정으로 인해 서비스를 일부 EU에서 출시하지 못했으며 지속적인 조사를 받고 있는데, 반면 공화당 정부는 규제가 느슨한 편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2020년 회사를 떠난 브라이언 볼랜드 전 페이스북 부사장은 ″페이스북이 아무리 강력하더라도 트럼프에게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었다”라고 말했다.
저커버그 CEO는 지난 주말 팟캐스트에 출연, 사실 확인 프로그램 종료는 더 많은 의견을 자유롭게 펼칠 수 있게 하는 것이며, 이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전 바이든 정부 때부터 구상하던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에 맞춰 친정부 인물인 조엘 카플란 부사장을 정책 부사장으로 승진하고, 트럼프 당선인의 친구로 알려진 데이나 화이트 UFC CEO를 이사회에 영입하는 일련의 조치가 우선됐다.
여기에 저커버그 CEO는 지난 11월 트럼프 당선인을 방문한 데 이어 지난 주말에도 플로리다 마라라고 숙소를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저커버그 CEO는 트럼프 당선인의 경고에 신변의 위험을 느낀 것으로도 알려졌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해 7월 소셜 미디어에 ”선거 사기꾼들을 전에 없던 수준으로 추적할 것이며, 그들은 장기간 감옥에 보내질 것”이라며 ”저커벅스(저커버그를 비꼬는 말), 조심해!”라고 밝혔다. 또 9월 출판한 책을 통해서는 저커버그 CEO가 2020년 선거 당시 음모를 꾸몄고, 다시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평생 감옥에서 지낼 것”이라고 전했다.
이후 저커버그 CEO와 가족들의 안전을 담당하는 메타 보안팀은 트럼프 행정부가 국가 기관을 어떻게 움직일지, 그리고 회사가 정부 공격을 방어하는 데 얼마나 많은 비용을 들 것인지 분석하는 등 신변에 큰 위협을 느낀 것으로 소식통은 전했다.
결국 저커버그 CEO의 최근 급격한 친트럼프 행보는 사업적인 이유와 개인적인 안전 모두를 위해 어쩔 수 없었다는 식의 결론이다. 또 그는 지난 2차례 행정부 임기 중 의회 위원회에서 증언하기 위해 8번이나 워싱턴으로 끌려간 바 있다.
한편,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주 메타의 사실 확인 프로그램 종료에 대해 "그들은 먼 길을 왔다"라며 칭찬했다.
또 평소 트럼프 진영으로부터 챗GPT가 '좌파적 챗봇'이라며 공격받았던 오픈AI도 비슷한 입장이다. 저커버그 CEO와 샘 알트먼 CEO는 모두 20일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대준 기자 ydj@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