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5년 안에 미국을 넘는 세계 최고의 '두뇌 칩' 산업국으로 성장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전기자동차와 인공지능(AI) 등에 이어 새로운 목표를 밝힘에 따라, 이 분야의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게 됐다.
중국 공업정보화부와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등 7개 부서는 최근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산업의 혁신과 발전을 촉진하는 내용'을 발표하고, 이 분야의 로드맵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중국은 BCI 산업 발전을 위해 산업 계획과 의료 규제, 연구 감독 등의 분야를 체계적이고 조율된 하나의 정책으로 통합한다. 목표는 2027년까지 BCI를 실험실 수준을 넘어 임상에 활용하고, 2030년까지는 글로벌 최고 수준의 기업을 확보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핵심 R&D부터 상용화까지 17가지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했다. 초저전력 이식형 칩 개발, 흉터 최소화를 위한 전극 소재 개선, 생각을 실시간으로 명령으로 변환하는 알고리즘 개발, 비침습적 웨어러블 기기 생산 라인 확장 등이 우선순위에 포함됐다.
특히 중국 국영 언론은 "BCI 칩 개발에 상당한 진전을 이룰 계획"이라며 "해외 반도체 의존도를 낮추는 동시에 국내 기업들이 BCI 스택의 가장 민감한 계층에 대한 통제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설계될 것"이라고 전했다.
두뇌 칩으로 생각을 읽어내 기기를 작동하는 BCI 분야는 현재 일론 머스크 CEO의 뉴럴링크나 싱크론, 프리시전 뉴로사이언스 등 미국 기업들이 앞서 나가고 있다.
하지만, 중국도 이 분야에서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중국뇌연구소(CIBR)와 국유 기업 뉴사이버 뉴로테크가 반침습적인 무선 두뇌 칩을 환자 3명에게 삽입했으며, 올해 10명에 추가 이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중국과학원 뇌과학 지능기술 우수혁신센터(CEBSIT)도 3월 사지마비 환자에게 수술을 통해 중국 최초의 무선 침습형 BCI 시스템을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중국 정부가 정책과 규제, 연구 등을 통합 지원하겠다고 밝힌 것은 미국에는 위협적이라는 분석이다. 미국에서는 FDA의 까다로운 승인 절차 때문에 임상 시험 승인이 몇년씩 걸리고 있다.
맥스 리젠후버 조지타운대학교 매디컬센터 교수는 와이어드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기초 연구를 실제 활용하고 상용화하는 데 강하다"라며 "태양광이나 전기 자동차 같은 산업에서도 이런 강점이 확인됐으며, BCI는 이런 점이 매우 중요한 분야"라고 강조했다.
또 중국의 선두 기업 뉴로세스(NeuroXess)의 피닉스 펭 공동 창립자는 "중국은 최대 가전제품 생산국이기 때문에 비침습적 BCI 제품이 중국에서 큰 성장을 이룰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임대준 기자 ydj@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