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최근 유럽의 인공지능(AI) 기업들에 돈이 몰리고 있다. 오픈AI나 앤트로픽 등 미국 AI 기업에 엄청난 투자를 유치하자, 더 이상 뒤처질 수 없다는 '포모(FOMO)' 현상이 일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방위 관련 스타트업들이 약진한 것도 한몫했다.

영국 매체 파이낸셜 타임스와 로이터, 테크크런치 등에 따르면, 현재 투자사들은 유럽의 인기 스타트업 투자를 위해 뛰어들고 있으며,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에만 10곳의 유니콘이 탄생했다고 전했다.

가장 최근 사례로 프랑스 AI 스타트업 미스트랄 AI는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업체 ASML 등이 참여한 20억달러(약 2조8000억원) 규모 자금 조달 라운드에서 기업가치 117억달러(약 16조원)를 인정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미스트랄은 유럽에서 가장 가치 있는 AI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예정이다.

이어 영국의 음성 전문 스타트업 일레븐랩스는 60억달러 이상의 가치로 직원 주식을 매각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지난 1월 투자 라운드에서 기록한 회사 가치를 두배로 올린 것이다.

스웨덴의 '바이브 코딩' 스타트업 러버블과 독일 소프트웨어 회사 n8n 등도 최근 몇주 동안 투자자들의 관심이 급증했다고 알려졌다.

이에 대해 알렉스 림 IVP 제너럴 파트너는 "포모가 확실히 돌아왔다"라며 "지난 몇년간 보지 못했던 대규모 성장이 유럽에서 시작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포모(Fear Of Missing Out)는 유행이나 정보를 놓치거나 소외될까 봐 느끼는 불안감과 조급함을 의미한다. 즉, 그동안 미국에 비해 AI 스타트업 투자가 뒤처졌던 유럽의 주요 투자사들이 AI 붐을 활용하기 위해 앞다퉈 투자에 나선다는 분석이다.

딜룸(Dealroom)의 데이터에 따르면 유럽 VC 투자는 3년간의 위축세를 벗어나 올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 유럽 VC 투자가 3~4% 증가해 57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올해에만 유럽에서는 12개의 새로운 유니콘 기업이 탄생했다. 러버블을 비롯해, 양자 컴퓨팅 전문 IQM과 노코드 웹사이트 빌더 프레이머(Framer), 재생 에너지 전문 퓨즈 에너지(Fuse Energy), 스트리밍 서비스 무비(Mubi), 데이터 보안 전문 자마(Zama), 우주 스타트업 이자르 에어로스페이스(Isar Aerospace), 드론 전문 테케버(Tekever)와 퀀텀 시스템(Quantum Systems), 기업용 AI 전문 파를로아(Parloa)와 타인즈(Tines), 구글 자회사인 AI 신약 전문 아이소모픽 랩스(Isomorphic Labs), 바이오테크 전문 베르디바 바이오(Verdiva Bio), 헬스케어 전문 네코(Neko) 등이 기업 가치 10억달러 이상을 기록했다.

이처럼 분야도 다양하다. 특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국방 관련 스타트업들이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는 테케버와 퀀텀 시스템즈, 그리고 독일의 헬싱(Hellsing)이 포함된다.

물론, 유럽 AI 기업들은 자금 조달과 상용화 측면에서 미국 선두 기업들과 비교할 수준은 되지 않는다. 오픈AI는 현재 5000억달러 가치로 2차 주식 매각을 논의 중이다. 이어 xAI가 2000억달러 가치로 펀딩에 나섰다는 소식이 들렸으며, 앤트로픽은 최근 1830억달러 가치로 투자를 마무리했다.

자넷 퓌르스텐베르그 제너럴 카탈리스트 유럽 책임자는 "우리는 미국에 비해 확실히 느리다"라며 "하지만 유럽은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며, 생산성을 끌어올릴 수 있는 의미 있는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임대준 기자 ydj@aitimes.com

저작권자 © AI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