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은 전국에서 빈집이 가장 많은 지역이다. 고령화와 인구 유출, 도심 공동화 현상이 맞물리면서 원도심에는 사람이 살지 않는 건물이 늘어나고, 상권은 활력을 잃고 있다. 

생성형 AI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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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폭염과 한파가 반복되는 기후위기까지 겹쳐, 노후 건물의 에너지 취약성은 생활 안전 문제로 직결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주목받는 해법이 '그린리모델링'이다.

단열 보강, 고성능 창호, 고효율 냉난방 설비, 환기 장치 등을 통해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쾌적한 실내환경을 조성하는 방식이다. 

청주시는 이미 경로당 리모델링을 통해 40% 이상의 에너지 절감 효과를 거두었다. 전남 역시 노후 건축물 개선을 통해 비슷한 성과를 낼 수 있다.

여기에 AI 기술이 더해지면 가능성은 더 커진다. 드론과 열화상 카메라를 활용해 빈집의 단열 취약 지점을 자동 탐지하고, 스마트미터 데이터를 분석해 어떤 설비가 과도하게 에너지를 쓰는지 파악할 수 있다. 

이렇게 수집된 정보를 기반으로 최소 비용·최대 효율의 리모델링 패키지를 설계하는 것이 가능하다.

천안시도 태양광을 활용하여 에너지 효율을 개선하고 있다.
천안시도 태양광을 활용하여 에너지 효율을 개선하고 있다.

빈집은 단순히 철거 대상이 아니라 새로운 에너지 자산으로 바뀔 수 있다.

옥상 태양광과 소형 배터리를 설치하고, AI가 냉난방을 최적 제어하면, 빈집은 마을 단위 전력 자립에 기여하는 '작은 발전소'가 된다. 

특히 전남처럼 도서·어촌이 많은 곳에서는 빈집을 활용한 마이크로그리드 허브가 재난 시 비상 전력까지 담당할 수 있다.

빈집 문제와 에너지 문제는 따로 떨어져 있지 않다. 에너지 효율 개선과 AI 활용을 결합한다면, 전남의 빈집은 더 이상 도시 쇠퇴의 상징으로 둘 것이 아니라 복지·안전·에너지 자립의 거점으로 거듭날 수 있다.

양준석 기자 kailas21@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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