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엘라 (사진=e-알바니아)
디엘라 (사진=e-알바니아)

유럽의 알바니아가 세계 최초로 인공지능(AI)을 조달 부처 장관에 임명했다. AI는 뇌물이나 협박 등에 굴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에디 라마 알바니아 총리는 11일(현지시간) 발표한 새 내각 명단에 '디엘라(Diella)'라는 AI 챗봇을 공동 조달 업무를 담당하는 신임 장관으로 임명했다고 발표했다.

라마 총리는 "디엘라 장관은 물리적으로 현장에 있지는 않지만, AI가 가상으로 창조한 최초의 내각 구성원"이라며 "공공 입찰에서 부패가 100% 없는 나라로 만드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입찰 결정은 정부 부처에서 단계적으로 진행되며, 이를 '공공 조달의 하인'인 디엘라에게 맡긴다"라며 "이것은 SF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시스템의 거버넌스나 감사 추적, 인적 감독에 대한 기술적 세부 사항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번 결정은 알바니아에서 부패 스캔들이 만연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알바니아가 전 세계적으로 마약과 무기를 불법 거래하여 얻은 돈을 세탁하려는 갱단의 중심지이며, 권력의 중심부까지 부패가 침투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런 이미지를 씻고 2030년까지 유럽연합(EU)에 가입하는 것이 알바니아의 목표다.

알바니아어로 '태양'을 뜻하는 디엘라는 이미 올해 초부터 알바니아 공공 플랫폼에서 AI 기반 가상 비서로 출시, 시민과 기업의 국가 문서 열람을 지원했다. 알바니아 전통 의상을 입은 형태로, 음성으로 지원을 제공하고 전자 도장을 발급하는 등 행정 절차 지연을 줄여줬다.

반응은 엇갈렸다. 지지자들은 의사결정 과정에서 인간을 배제하면 문제를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한 페이스북 사용자는 "알바니아에서는 디엘라조차 부패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 AI 도구가 조작이나 편향된 입력으로부터 보호될 수 있는지, 그리고 입찰자들이 자동화된 결정에 이의를 제기할 때 어떤 구제책을 가질 수 있는지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등장했다.

임대준 기자 ydj@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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